AI·인터넷 배회하는 암환자 2명 중 1명, “정보과다, 판단 어려워”

대한종양내과학회, 암 정보 활용 6대 원칙 발표

▲김홍식 충북대학교 혈액종양내과 교수가 26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개최된 대한종양내과학회 ‘제8회 항암치료의 날’ 기념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발표 중이다. (대한종양내과학회)

인터넷에서 발견한 암 질환 관련 정보는 출처와 근거를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조언이 나왔다. 환자 개인의 상태가 천차만별인 만큼, 정확한 정보라고 해도 모두에게 일괄적으로 적용할 수 없다는 점도 강조됐다.

26일 대한종양내과학회는 ‘제8회 항암치료의 날’을 맞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기자간담회를 개최하고 ‘암 환자 암 정보 탐색 설문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학회는 인공지능(AI)과 인터넷 기반 정보가 급증한 환경에서 환자들이 올바른 암 정보를 찾을 수 있도록 돕기 위해 ‘암 정보 활용 6대 원칙’도 함께 제시했다.

설문 조사는 환자와 보호자의 암 정보 탐색 경험을 분석해, 정확한 암 정보 제공을 위한 기반으로 활용하기 위해 진행됐다. 암 진단 후 2년 이내인 환자 또는 보호자 총 255명이 온라인으로 설문에 참여했다.

설문 결과, 환자들이 가장 먼저 탐색한 암 정보는 ‘암 예후’(64.3%)와 ‘암 치료’(56.9%)로 나타났다. 특히 암 치료 정보는 ‘치료 방법과 효과’, ‘부작용 및 관리’, ‘생활 관리’ 순으로 탐색했으며, 연령이 낮을수록 ‘치료 방법과 효과’, 연령이 높아질수록 ‘민간·대체요법 정보’에 관심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정보를 얻는 주요 채널은 ‘인터넷 포털’(62.4%)과 ‘병원 의료진’(56.1%)으로 나타났는데, 그중에서도 환자 본인은 ‘유튜브’, 보호자는 ‘포털’을 주로 활용했다고 응답했다.

의료진 설명이 충분하고 이해하기 쉬웠다고 평가한 응답은 67.5%였지만, 응답자의 83.9%가 암 정보를 추가 탐색한다고 말했다. 주요 이유는 ‘궁금증 해소’(71.0%)와 ‘사례 및 경험 확인’(67.8%)이었다. 탐색 후 43.5%가 ‘의료진 상담’을 요청했으나, 40.4%는 정보 탐색 이후 특별한 행동을 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암 정보 탐색의 주요 어려움으로는 ‘정보 과다로 인한 신뢰 판단 어려움’(53.7%), ‘진단 상황 이해 부족’(40.8%), ‘신뢰 가능한 채널 구분 어려움’(38%)이 주요했다. 탐색 과정에서 ‘같은 암 경험자의 실제 사례’, ‘의료진 요약 자료’, ‘맞춤형 정보’가 도움이 됐으며, 암 정보를 신뢰하고 이해하기 쉽게 전달하기 위한 중요 요소는 ‘맞춤형 단계별 구성 정보’(61.6%)로 나타났다. 정보 제공 시 환자 본인과 보호자 모두 ‘맞춤형 정보’(76.5%)를 가장 선호한 것으로 나타났다.

▲허석재 동아대학교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가 26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개최된 대한종양내과학회 ‘제8회 항암치료의 날’ 기념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발표 중이다. (대한종양내과학회)

학회는 설문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공식 기관의 정보를 기준으로 삼기 △정보가 ‘최신인지, 근거가 있는지, 전문가가 참여했는지’ 함께 확인하기 △‘내 상황과 맞는 정보인지’ 판단하기 △최소 2가지 이상 출처를 통해 ‘교차 검증’ 하기 △자극적 제목, 과도한 확신, 단정적 메시지는 경계하기 △모든 디지털 정보는 ‘의료진과의 대화를 위한 보조수단’으로 활용하기 등 디지털 시대 암 정보 6대 원칙을 발표했다.

김홍식 충북대학교 혈액종양내과 교수는 “많은 환자가 정보탐색을 진행하는 만큼, 탐색할 때 가짜 정보나 과장된 주장이 포함됐는지에 대해 비판적인 시각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이어 “국가암정보센터, 대한종양내과학회 등 공식 기관의 정보를 참고하거나, 암을 진료하고 있는 종양내과 의료진으로부터 나온 정보를 찾아보는 방법이 도움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허석재 동아대학교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는 “AI가 알려주는 정보를 환자가 그대로 수용하는 경우가 생각보다 많다”라며 “검색으로 확인한 정보는 최소 2가지 이상의 출처를 통해 교차 검증하는 것이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실제 경험 사례일지라도, 환자마다 적용할 수 있는 치료가 다를 수 있다는 점을 인지하고, 스스로 결론짓기보다 의료진과 대화를 통해 정보를 확인하는 과정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박준오 대한종양내과학회 이사장은 “이번 암 환자 암 정보 탐색 설문조사 결과는 암 환자분들의 정보 탐색 경험을 살펴보고, 어떤 어려움을 겪고 있는지 살펴볼 수 있는 의미 있는 기회였다”라며 “앞으로도 대한종양내과학회는 암 환자와 보호자들에게 적절한 정보와 치료를 제공하여 건강한 삶을 이어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올해 창립 20주년을 맞은 대한종양내과학회는 2017년부터 매년 11월 네 번째 주 수요일을 ‘항암 치료의 날’로 지정해 기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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