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라톤 결승선 성추행 논란…감독·선수 입장은?

김완기 감독·이수민 마라토너 입장

(출처=유튜브 채널 'KBS 스포츠' 캡처)

(출처=유튜브 채널 'KBS 스포츠' 캡처)

2025 인천국제마라톤 결승선에서 발생한 김완기 삼척시청 감독의 부적절 신체 접촉 논란이 감독과 선수의 상반된 입장 공개로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 문제의 장면은 23일 인천 송도에서 열린 대회에서 여자 국내부 1위(2시간 35분 41초)로 골인한 이수민 선수가 결승선을 통과하는 순간 포착됐다.

이수민은 골인 직후 균형을 잃고 앞으로 쏠렸고 뒤편에 서 있던 김완기 감독이 급히 손을 뻗어 몸을 잡아주는 모습이 생중계 화면에 그대로 잡혔다. 일부 시청자들은 “손이 허리 아래로 들어갔다”, “선수 표정이 불쾌해 보였다”고 문제를 제기했고, 반대로 “넘어지는 걸 막으려던 동작일 뿐”이라는 의견도 이어졌다. 온라인에서는 해당 영상이 공유되며 국민신문고에 100건 넘는 민원이 접수될 정도로 논란이 확대됐다.

논란이 커지자 김 감독은 뉴스1과 인터뷰를 통해 “마라톤은 결승선에서 쓰러지는 경우가 흔해 안전을 위해 잡아주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선수가 갑자기 앞으로 쏠려 잡아줬고 그 과정에서 팔이 명치 쪽에 닿아 통증이 생긴 것 같다”며 “선수도 ‘아파서 무의식적으로 뿌리친 것’이라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당사자인 이수민 선수는 25일 오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장문의 입장문을 직접 공개하며 감독의 해명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그는 “이번 상황을 성추행이라고 단정하거나 주장한 적은 없다”고 선을 그으면서도 “문제의 본질은 성적 의도가 아니라 경기 직후 예상치 못한 강한 신체 접촉으로 인해 극심한 통증을 느꼈다는 점”이라고 분명히 했다.

이수민은 “숨이 가쁘고 정신이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갑작스럽게 매우 강한 힘으로 몸을 잡아채는 충격을 받았고, 그 순간 가슴과 명치 부위에 강한 통증이 발생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팔이 압박된 상태에서 저항해도 벗어나기 어려울 정도의 구속감을 느꼈다”며 “그 모습이 영상으로 남아 논란이 제기된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김 감독의 해명 인터뷰를 두고 “직접적인 사과나 인정은 없었다”고 반박했다. 그는 “경기 직후 감독님께 강한 접촉으로 통증이 있었다는 점과 행동이 적절하지 않았다는 점을 분명하게 전달했다”며 “제가 순간적으로 뿌리친 행동이 기분 나빴다면 죄송하다고도 말씀드렸지만, 감독님은 사과 없이 말을 돌렸다”고 주장했다.

이수민은 현재 통증과 정신적 스트레스로 병원에서 2주 진단을 받았다고 밝혔다. 그는 “대회 준비와 계약 문제 등과 관련해 압박을 느낀 순간들도 있었다”며 “관련 사항은 시청 조사 과정에서 상세히 전달했다”고 덧붙였다. 또한 “이번 일이 혹시 모를 불이익으로 돌아올까 두렵다”며 “선수 생활을 계속 이어갈 수 있을지도 걱정”이라고 토로했다.

김완기 감독은 1990년 동아마라톤 우승, 1994년 국제마라톤에서 한국 신기록을 세운 국가대표 출신으로, 황영조·이봉주와 함께 한국 마라톤 전성기를 이끈 인물이다. 감독의 해명과 선수의 직접 반박 입장이 엇갈리면서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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