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공범으로 지목된 50대 남성이 구속 후 처음으로 특별검사팀 조사에 출석했다. 특검팀은 종묘 차담회 의혹과 관련해 장상윤 전 대통령실 사회수석비서관도 소환해 조사하며 김건희 여사 관련 사건 전반에 대한 수사 강도를 높이고 있다.
김 여사 관련 의혹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검팀은 25일 오후 2시부터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를 받는 50대 남성 이모 씨를 불러 조사하고 있다. 이 씨는 전날 건강상 문제로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해 조사가 한 차례 미뤄졌으며, 특검팀은 재출석을 통보한 뒤 이날 다시 불러 조사에 착수했다.
이 씨는 지난달 특검팀 압수수색 도중 건물 2층에서 뛰어내려 도주했다가, 충북 충주시 인근 휴게소에서 은신하던 중 20일 붙잡혔다. 그는 검거 이틀 뒤 증거 인멸·도주 우려를 이유로 구속됐다.
이 씨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1차 작전' 시기인 2009년 12월부터 2010년 10월까지 '주포'로 활동하며 김 여사의 증권사 계좌를 관리한 인물로 알려졌다. 김 여사에게 '건진법사' 전성배 씨를 소개한 인물로도 지목됐다.
해당 사건을 수사했던 검찰은 이 씨를 불기소했으나, 사건을 넘겨받은 특검팀은 차명 계좌 사용 등 주가조작 정황을 포착해 이 씨를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입건하고 수사를 이어왔다.
또 최근 김 여사의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 재판에서는 김 여사와 이 씨가 2012년 10월께 주고받은 카카오톡 메시지가 공개돼 관심을 모았다. 이 씨가 김 여사에게 "도이치는 손 떼기로 했다"는 메시지를 보낸 기록이 드러나면서, 특검팀은 김 여사가 당시 주가조작 정황을 인지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한편 특검팀은 이날 김 여사의 종묘 차담회 의혹과 관련해 장 전 수석도 참고인 신분으로 불렀다. 종묘 차담회 의혹은 김 여사가 지난해 9월 유네스코 세계유산인 종묘 망묘루에서 외부인들과 사적으로 만났다는 내용으로, 일반인 출입이 금지된 장소에서 이뤄졌다는 점에서 논란이 됐다.
당시 장 전 수석은 신수진 전 대통령실 문화체육비서관으로부터 차담회 관련 보고를 받았을 것으로 추정된다. 특검팀은 4일 신 전 비서관을 불러 관련 사실관계를 조사했다.
아울러 특검은 오세훈 서울시장의 명태균 여론조사 비용 대납 의혹과 관련해 강철원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과 사업가 김한정 씨도 정치자금법 위반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 중이다. 박상진 특검보는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조사 대상자들은 모두 진술거부권을 행사하지 않고 진술 중"이라며 "조사가 끝나야 추가 소환 필요성을 가늠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오 시장은 명 씨 측으로부터 13차례 미공표 여론조사를 제공받고 그 비용을 오랜 후원자로 알려진 김한정 씨에게 대납하게 한 혐의를 받는다. 박 특검보는 "오 시장을 한 번 더 조사할 계획이냐"는 취재진 질문에 "두 사람의 진술이 정리돼야 오 시장 조사 필요성을 판단할 수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