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당국, 증권사 소집해 환전 구조 긴급 점검…“서학개미 쏠림에 환율 방어 총력”

▲원·달러 환율이 1470원을 돌파하며 7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21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원·달러 환율이 나오고 있다. 이날 환율은 주간 거래 종가(15시30분) 기준 전일 대비 7.7원 오른 1475.6원을 갱신했다. 고이란 기자 photoeran@ (이투데이DB)

원·달러 환율이 1500원선에 근접하자 외환당국이 환율 급등세의 배경으로 지목된 증권사 환전 관행을 직접 들여다보기 시작했다. 최근 서학개미의 미국주식 결제가 역대급으로 불어나면서, 증권사가 개장 직후 쏟아내는 대규모 달러 매수 주문이 환율 레벨을 끌어올리는 구조적 요인으로 지목됐기 때문이다.

2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기획재정부·한국은행·금융감독원 등 외환당국은 이달 21일 외환시장협의회(외시협) 소속 9개 증권사를 비공개로 소집해 환전 프로세스를 점검했다. 외시협에는 미래에셋증권, KB증권, 삼성증권,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신한투자증권, 메리츠증권 등이 참여하고 있다.

기존 환율 급등기마다 시중은행이나 대형 수출기업 협조를 구하던 기존 방식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간 조치다. 최근 환율 상승 압력의 주요 방아쇠로 서학개미 결제 수요가 부각된 만큼, 국민연금·주요 수출기업에 이어 증권사 외환 담당자들까지 긴급 소집하며 시장 안정화에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서학개미의 매수세는 가파르게 치솟고 있다. 한국예탁결제원 집계에 따르면 국내 투자자의 미국 주식 순매수는 지난달까지 68억 달러, 이달 들어서도 21일까지 45억 달러에 달한다. 여기에 통합증거금 기반의 환전 구조가 맞물리며 환율 변동성을 더 키우는 지점이 있다는 것이 당국의 시각이다.

통합증거금 시스템은 계좌 내 원화뿐만 아니라 보유 중인 외화·원화·결제 예정금까지 한데 묶어 주문 가능 금액으로 인식하고, 그 과정에서 내부 상계(Netting)를 통해 ‘최종 순액’만 외환시장에 반영한다. 증권사 입장에서 이는 환전 효율을 극대화하는 구조다.

문제는 이 순액을 확정하는 기준 시점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현행 증권사들은 밤사이 거래를 정리한 뒤 부족분을 다음날 오전 9시 시장 개장 직후에 일괄 조달하는 관행이 자리 잡고 있다. 당국은 이 집중 매수 주문이 장 초반 수급 불균형을 유발해 구조적으로 환율 상승 압력을 높인다고 보고 있다.

이번 회의에서 당국은 시장평균환율(MAR) 활용, 실시간 환전 확대 등 쏠림 완화 방안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정 시간대가 아닌 하루 평균 가격으로 정산하거나 주문 즉시 환전함으로써 수요를 분산하라는 취지다.

다만 업계에서는 현실적 제약을 이유로 난색을 보이고 있다. 이종통화 적용 문제, 결제시차(T+1) 마찰, 단타 투자자의 비용 증가 가능성, 야간 환전 리스크 등 다양한 실무적 문제가 거론된 것으로 전해진다. 또한, 전산 안정성이 금융권 최대 이슈로 떠오른 상황에서 시스템 개편 부담도 적지 않다는 호소가 나오기도 했다.

업계는 9시 환전 집중이 통합증거금 도입 전 가환전 시절부터 이어진 오랜 관행이며, 코로나19 이후 해외주식 거래가 폭증하면서 규모만 커진 것으로 반박한다. 외환당국 관계자는 제도 개편을 예고한 회의가 아니라, 증권사 환전 구조를 정확히 파악하고, 시장 변동성을 줄이면서 투자자 편익을 훼손하지 않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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