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여왕 선수명단부터 큰 관심…불꽃야구 등 야구예능 인기 또?

신인 드래프트를 통해 프로에 데뷔하는 신인 선수들의 포부 소감에 꼭 들어가는 표현인데요. 아직은 부족하지만 ‘선배님’을 본받아 정상에 서고 싶다는 당찬 마음이죠.
이 바람이 ‘예능 프로그램’에도 자연스럽게 스며들었는데요. 축구에 대한 진심을 보여준 그녀들의 경기 SBS ‘골 때리는 그녀들(골때녀)’와 고정 팬층과 관중 동원력을 자랑하는 유튜브 야구 예능 ‘불꽃야구’를 따라 새로운 주자가 등장했죠. 여성 야구 예능 채널A ‘야구여왕’이 25일 첫 방송을 앞두고 있습니다.

‘야구여왕’이 선택한 방식은 단순한 ‘여성 스포츠 예능’의 확장판과는 결이 다른데요. 전원 ‘선출(선수 출신)’로 구성돼 있다는 점에서 기존 프로그램들과 출발점이 구분되죠.
육상 김민지, 리듬체조 신수지, 핸드볼 김온아·박하얀, 유도 김성연, 수영 정유인, 스피드스케이팅 김보름, 소프트볼 노자와 아야카, 복싱 최현미, 사격 박보람, 조정 이수연, 축구 주수진, 아이스하키 신소정, 배드민턴 장수영, 테니스 송아가 팀 ‘블랙퀸즈’에 합류했습니다. 각자 국가대표, 세계대회 메달리스트였던 15명의 선수는 야구에서는 완전한 초보자로 돌아가 글러브와 배트를 처음 잡는 과정을 펼치는데요. 이 설정이 곧 프로그램의 서사적 중심축입니다.
여기에 단장 박세리, 감독 추신수, 코치 윤석민·이대형으로 구성된 ‘단감코진’ 라인업이 더해지며 실제 구단 운영을 연상시키는 체계를 갖췄습니다. 박세리는 창단식에서 “목표는 전국 여자 야구대회 우승”이라고 선언했고 “패배는 곧 방출”이라는 규칙을 더했는데요. 단순한 예능적 과장이 아니라, 팀을 만들어 실제 경기에 출전한다는 팀 성격을 나타냈습니다.

티저 영상이 공개된 뒤 관심은 빠르게 높아졌는데요. 성장 예능다운 오프닝도 숨김없이 노출됐습니다. 0대14의 스코어, 외야에서 놓친 타구, 베이스에서 멈추지 못해 벌어지는 오버런, 투수의 제구 난조 등 초보자들이 겪는 시행착오가 고스란히 담겼죠.
하지만 이 장면들은 결국 반전을 향한 준비 과정에 가까운데요. 제작진 또한 “야구는 누구에게나 처음에는 어렵지만, 선출들의 운동 감각과 집중력은 일반적인 성장 속도를 뛰어넘는다”고 소개했습니다. 실제로 티저 후반부에서는 송아의 장타, 신소정의 안정적인 포수 움직임, 김온아의 시속 90km대 강속구, 육상 김민지와 축구 주수진의 빠른 플라이볼 처리, 유도 김성연의 3루 수비 등 ‘확실한 성장’이 포착됐습니다.


가장 눈길을 끈 건 소프트볼 선수 출신 아야카였죠. 웜업 단계부터 안정적인 캐치볼을 보여 ‘사기캐릭터’라는 반응을 이끌었고, 박세리도 “다 잘한다”며 잠재력을 인정했는데요. 아야카의 티저 영상은 유튜브 조회수 72만 뷰를 돌파하며 팬들의 관심을 입증했죠.
여성 야구 현장의 목소리를 담은 것도 ‘야구여왕’이 가진 중요한 포인트인데요. 2차 티저에서는 여자 야구 국가대표 김라경·박주아, 유소년 여자야구 선수 선주하가 전한 현실은 참혹했습니다. “연습할 구장이 없다”, “49개 팀이 있지만 운영비가 없어 사라지는 팀도 많다”, “좋아서 하는 건데 좋아하는 이유를 설명하기 어렵다”는 이들의 말은 프로그램이 예능을 넘어 ‘여성 야구’ 저변 확대를 목표로 한다는 것을 보여주죠.
박세리와 추신수도 이 뜻에 함께했습니다. 박세리는 “여성 스포츠가 더 활성화되는 계기가 될 것 같아 단장직을 수락했다”고 말하며 “선수들이 성장하는 모습을 볼 때마다 신생아가 어느 순간 뛰어다니는 아이로 커가는 것처럼 전율을 느낀다”고 표현했는데요. 추신수는 “처음엔 출연 제안을 망설였지만, 여성 야구단이 49개나 존재한다는 사실을 듣고 생각이 바뀌었다”며 “여성 야구의 저변 확대에 도움이 되고 싶었다”고 밝혔습니다.

훈련량 또한 ‘예능’이라는 구분이 무색할 정도인데요. 신재호 PD는 “하루 6시간 이상 단체 훈련을 하고, 저녁에는 개인 훈련까지 이어간다”며 “이건 사실상 ‘야구 선수의 삶’”이라고 ‘블랙퀸즈’를 설명했습니다. 강숙경 작가는 “부상을 숨기고 계속하려는 선수가 많아 오히려 감독과 코치진이 말릴 정도”라는 뒷이야기를 공개하며 이들의 투지를 엿볼 수 있었죠.
이들의 투지는 SBS ‘골 때리는 그녀들(골때녀)’와 정말 닮았는데요. ‘골때녀’는 2021년 정규 방송 이후 지금까지 꾸준한 인기를 이어온 대표적인 여성 스포츠 예능입니다. 여성 중심 팀스포츠 예능의 성공 가능성을 증명한 프로그램이죠. 이들에게 항상 따라오는 키워드가 바로 투지, 부상 투혼인데요. 축구 경험이 없는 출연자들이 손 골절·무릎 부상·손가락 부상 등을 감내하며 팀을 위해 뛰는 서사는 고정 시청층을 만들었죠. 3% 후반~5% 중반을 오가는 시청률도 이러한 충성도에서 비롯됩니다.

‘야구여왕’은 규모 측면에서 한 단계 더 확장된 방식을 택했는데요. 선출 출신의 선수들과 출전 대회 경기력을 높였죠. ‘50번째 여성 사회인 야구팀’ 창단으로 예능 프로그램 한정 경기를 벗어나며 ‘골때녀’와는 다른 규모로 경쟁합니다.
현재 야구 예능의 최강자는 단연 Studio C1(스튜디오 시원)이 제작하는 유튜브 예능 ‘불꽃야구’인데요. JTBC ‘최강야구 시즌1,2,3’을 제작하며 쌓아온 인지도와 팬층을 모두 흡수했죠. 팬들은 레전드 프로야구 은퇴 선수들이 모인 ‘불꽃 파이터즈’의 꺼지지 않는 야구 열정에 하나 돼 감동했는데요. 김성근 감독의 야구에 대한 진심에도 박수를 보내는 중이죠.

비록 JTBC ‘최강야구’ 측과 법적 분쟁이 있긴 하지만 화제성과 팬 동원력은 비교할 수가 없는데요. 올해만 14번 이상의 직관 방송이 공개됐고 모두 매진 세례를 이뤘죠. 전국 야구장을 순회하듯 벌어지는 직관 경기는 팬들인 ‘부싯돌즈’의 엄청난 지원을 받고 있습니다.
야구 예능이지만 ‘야구여왕’은 서사의 방향성이 다소 다른데요. ‘불꽃야구’는 실제 야구 선수 출신 중심의 고난도 플레이를 기반으로 합니다. ‘야구여왕’은 선출이긴 하지만 야구 선출은 아닌데요. 야구 경험이 전무한 선출들이 0부터 배운다는 과정을 중심에 두고 있어 성장 폭 자체가 훨씬 큽니다. 즉 ‘불꽃야구’가 실력자들의 고품질 야구라면 ‘야구여왕’은 타 종목 레전드 선출들의 도전기이자 성장기인 셈이죠.
우려의 시선도 물론 존재합니다. 비슷한 선배들이 있다는 것은 ‘스포츠 예능’이 그만큼 포화상태라는 건데요. 잘못하면 기존 예능의 반복으로 비칠 수 있죠. ‘야구여왕’이 선배 예능인 ‘골때녀’와 ‘불꽃야구’처럼 넓은 팬층을 형성하며 인기를 누릴 수 있을지 아직은 의문입니다. 다만 최소한 첫 방송을 앞둔 지금의 기대만큼은 충분한데요.
경기력과 예능성의 균형, 진정성 있는 성장 서사로 모두의 응원을 받을 수 있을지, ‘야구여왕’의 첫 방송을 기다려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