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같은 기간 5946억보다 2000억↓
3년 연속 탄생한 '천만 영화', 올해는 全無
"외화 강세도 있지만, 한국영화 부진 심각"

'귀멸의 칼날: 무한성편'이 올해 국내 박스오피스 정상을 차지하는 등 외국영화 흥행이 거세다. 한국영화는 최근 3년간 매해 박스오피스 정상을 차지했지만, 올해는 '천만 영화'가 단 한 편도 없는 해로 기록될 전망이다. 매출액 규모도 외국영화가 약 400억 원 우위를 차지하면서 한국영화의 약세가 뚜렷해지고 있다.
24일 본지가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 수치를 분석한 결과, 올해(1~10월) 외국영화 매출액은 총 4303억 원으로 한국영화(3911억 원)보다 392억 원 많았다. 외화는 '귀멸의 칼날: 무한성편'을 시작으로 'F1 더 무비', '미션 임파서블: 파이널 레코닝' 등의 흥행에 힘입어 한국영화를 압도했다. 한국영화 매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인 5946억 원보다 2000억 원 이상 하락했다.
지난해에는 '파묘'와 '범죄도시4' 등의 흥행으로 인해 한국영화 매출액이 6910억 원을 기록, 외국영화(5036억 원)보다 2000억 원 가까이 많았다. 아울러 '베테랑2'(752만 명), '파일럿'(471만 명), '소방관'(331만 명), '하얼빈'(275만 명), '탈주'(256만 명) 등 중박 흥행을 달성한 작품들이 여러 편 나오면서 한국영화가 전반적으로 사랑을 받았다.
2023년에는 한국영화 매출액(5984억 원)이 외국영화(6630억 원)보다 적었지만, '서울의 봄'(1185만 명)과 '범죄도시3'(1068만 명)이 연달아 1000만 관객을 돌파하며 한국영화가 극장가 흐름을 이끄는 양상을 보였다.
'범죄도시2'(1269만 명)와 '한산: 용의 출현'(726만 명), '공조2: 인터내셔날'(698만 명) 등이 흥행했던 2022년의 한국영화 매출액은 6310억 원으로 외국영화(5292억 원)를 1000억 원 이상 앞질렀다.

올해는 '귀멸의 칼날: 무한성편'이 현재까지 누적관객수 564만 명을 돌파하면서 직전까지 1위를 지키던 조정석 주연의 '좀비딸'(563만 명)을 제치고 박스오피스 정상에 올랐다. 애니메이션이 연간 국내 박스오피스 정상을 차지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또한, 일본영화가 연말 집계에서 전체 1위에 오른 것 역시 전례가 없다. 다만 내달 중순 개봉을 앞둔 '아바타: 불과 재'의 흥행 추이에 따라 이 기록은 바뀔 가능성도 있다.
'귀멸의 칼날: 무한성편'은 뛰어난 작화와 캐릭터 인기, 시리즈를 통해 축적된 브랜드 파워가 맞물리며 'N차 관람' 열풍을 이끌었다. 그 결과 최근 3년간 한국영화가 지켜온 연간 박스오피스 1위 기록이 올해는 깨지게 됐다.
이와 함께 '극장판 체인소 맨: 레제편'이 누적관객수 327만 명을 돌파하며 일본 애니 흥행 열기를 이어가고 있다. 또 일본에서 이미 1000만 관객을 돌파한 영화 '국보'가 개봉 첫 주 누적관객수 5만8000명을 기록하며 독립예술영화 흥행 1위를 기록했다.
현재 연말 극장가는 '위키드: 포 굿', '나우 유 씨 미3'에 이어 '주토피아2'까지 외화 중심의 라인업이 형성된 상황이다. 여기에 '아바타: 불과 재'가 합류하면 한국영화와 외국영화의 매출액 격차는 한층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앞선 시리즈가 모두 1000만 관객을 넘어섰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번 신작 역시 강한 흥행세를 발휘할 가능성이 크다.
한 영화계 관계자는 "최근 3년간 천만 영화가 이어졌지만, 올해는 단 한 편도 나오지 않았다"라며 "특히 한국영화 기대작이었던 '어쩔수가없다' 등이 예상만큼 흥행하지 못하면서 관객들의 선택이 상대적으로 외화 쪽으로 쏠렸고, 탄탄한 팬층이 있는 '귀멸의 칼날'을 비롯한 일본 애니들이 대거 박스오피스 순위권에 오르는 흐름이 만들어졌다"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