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 바람 불자 ‘배당주’로…코스피 9% 급락할 때 고배당주는 역주행

▲오픈AI 달리

11월 들어 코스피가 급락하며 4200선에서 3800선대로 밀려나는 고배당주는 오히려 상승했다. ‘찬 바람 불면 배당주를 사라’는 증시의 계절 공식이 올해도 어김없이 작동한 셈이다. 시장 전반이 흔들리는 와중에도 고배당주와 관련 지수는 오히려 상승세를 보이며 방어주의 위력을 재확인시켰다.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이달(11월 3일~23일) 4221.87에서 21일 3853.26으로 약 9% 하락했다. 미국 금리 불확실성과 외국인 매도 확대가 겹치며 지수가 400포인트 가까이 빠졌다. 그러나 같은 기간 코스피 고배당50 지수는 3822.42에서 3897.24로 2% 상승했다. 코스피200 금융 고배당 TOP10 지수도 2149.66에서 2178.52로 1% 오르며 시장과 대조적인 흐름을 보였다.

올해 상반기와 가을까지 배당 스타일이 부진했던 배경도 최근의 강세 전환에 의미를 더한다. 반도체 중심 랠리와 수출주 쏠림 속에서 배당주는 구조적으로 뒤로 밀렸고 정책 변수의 영향도 크게 받았다. 정부가 7월 배당소득 분리과세를 추진하면서도 최고세율을 35%로 설정해 기대에 못 미쳤다. 원·달러 환율이 급등하는 구간에서는 외국인 매수가 자동차·산업재·반도체 등 수출주에 몰리며 내수 기반 고배당주의 매력은 약화됐다.

배당 투자 선호는 정책 변화와 수급 흐름이 동시에 뒷받침하고 있다. 정부가 배당소득 분리과세 완화를 추진하면서 고배당 기업일수록 세제 혜택이 커지는 구조가 될 전망이다. 연말 배당락을 앞둔 전략적 매수와 변동성 회피 흐름이 맞물리면서 고배당 ETF로의 자금이 대거 유입되고 있다. 최근 일주일간 TIGER 은행고배당플러스TOP10 ETF에는 528억 원, TIGER 코리아배당다우존스 ETF에는 715억 원이 들어왔다. 금융지주 중심의 SOL 금융지주플러스고배당 ETF에도 169억 원, SOL 코리아고배당 ETF에도 313억 원이 유입됐다.

연말이 가까워지며 배당 성수기 효과도 강화되고 있다. 기업 실적 개선과 배당 확대 기대가 높아지고, 고금리 환경에서 현금흐름 중심 전략의 효과가 부각되면서 배당주 수급은 한층 공고해지는 분위기다.

이재원ㆍ노동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KOSPI가 연초 이후 60% 넘게 올랐지만 외국인 매수가 반도체에 집중되며 배당 스타일은 자연스럽게 뒤로 밀렸다”며 “세제 개편 기대가 낮아졌던 점, 반도체 실적 상향에 따른 수급 편중, 환율 급등 구간에서 수출주가 더 유리했던 시장 환경이 동시에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처럼 구조적인 소외 요인이 해소되는 시점이 곧 배당주의 반등 국면으로 이어진다”며 “최근 변동성 확대 속에서 배당주 쏠림이 재가동되는 흐름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뉴스
댓글
0 / 300
e스튜디오
많이 본 뉴스
뉴스발전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