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대만 인근 지대공 미사일 기지 강행⋯중ㆍ일 관계 악화 일로

애초 추진키로 한 지대공 미사일 기지
대함ㆍ대공 겨냥한 '관제 기지'도 추진
중ㆍ일 외교 갈등에도 공격 대응 나서

(그래픽=이투데이)

일본이 대만 인근에 배치하기로 했던 지대공 미사일 배치를 예정대로 추진한다. 중국과 대만을 둘러싸고 벌어진 중ㆍ일 외교분쟁과 관련해 물러서지 않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양국의 관계가 악화일로로 이어지는 모양새다.

24일 요미우리신문과 NHK 등에 따르면 고이즈미 신지로 일본 방위상은 전날 일본 최남서단 요나구니 육상자위대 기지를 방문, 지대공 미사일 배치 강행 의지를 밝혔다. 고이즈미 방위상은 기자들과 만나 “이번 (지대공 미사일) 배치 추진은 일본에 대한 무력공격 가능성을 낮추는 조치”라며 “지역 긴장을 높인다는 시각은 사실과 다르다”라고 말했다.

요나구니는 대만에서 불과 110km 떨어진 일본 최서단 섬이다. 일본 정부는 이곳에 중거리 지대공 미사일을 배치, 남서도서 방어망을 촘촘히 하겠다는 구상을 밝힌 바 있다.

문제는 "이런 발언이 나온 시점"이라고 일본 현지 언론은 해석했다. 중국과 대만을 둘러싼 지역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일본 정부가 남서도서 방위체계를 본격 강화하는 흐름이 다시 확인됐다는 분석도 뒤따랐다.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의 "대만 유사시 일본 자위대 개입" 발언 이후 불거진 중·일 갈등이 연이어 확산하는 가운데 양측의 공방은 지속하고 있다.

다카이치 총리는 앞서 7일 “중국이 대만을 공격할 경우 일본이 다른 나라들과 함께 군사적으로 대응할 수도 있다”는 가상 시나리오를 언급해 중국의 강한 반발과 경제적 보복을 불렀다.

총리는 이후 기존 원칙인 ‘구체적 군사 시나리오 언급을 피한다’는 입장으로 되돌아갔지만, 베이징은 여전히 발언 철회를 요구하며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일본 정부 고위 관계자는 이를 두고 “전혀 근거 없는 주장”이라고 일축했다.

고이즈미 방위상 역시 전날 요나구니로 향하기 전, 이시가키섬과 미야코섬 기지도 연이어 점검했다. 각각 △이시가키 기지에는 대함미사일이 △미야코 기지 공중감시 기능과 탄약 저장시설 등이 집중돼 있다. 더 동쪽의 오키나와 본섬에는 일본과 미군의 주요 기지가 밀집해 있어, 남서도서 일대는 미·일 연합의 전략적 요충지로 꼽힌다.

요나구니는 스쿠버다이빙 관광지로 유명하지만, 주변 해역과 공역을 감시하는 레이더 시설과 2024년 창설된 전자전 부대도 주둔한다. 전자전 부대는 적의 통신·유도 체계를 교란하는 임무를 맡는다. 최근 미군은 오키나와에서 요나구니로 군수물자를 수송하는 훈련을 해, 유사시 전진기지를 조성하는 절차를 점검한 것으로 알려졌다.

요나구니가 분쟁 위험에 직접 노출될 수 있다는 우려는 이미 현실로 드러난 바 있다. 2022년 중국이 낸시 펠로시 당시 미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에 대응해 실시한 군사훈련 과정에서 발사된 탄도미사일 일부가 요나구니 남쪽 해역에 떨어진 사건이 대표적이다.

고이즈미 방위상은 요나구니 간담회를 통해 “일본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가장 심각하고 복합적인 안보 환경에 직면해 있다”며 “요나구니 주민을 포함한 일본 국민의 삶을 지키기 위해 자위대 능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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