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빅테크 AI 데이터센터 수요까지

엔비디아 호실적에 국내 증시 반도체 종목들이 상승하며 소부장(소재ㆍ부품ㆍ장비) 관련주에도 온기가 퍼졌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팹리스 반도체 업체인 제주반도체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6.44% 오른 1만9020원에 마감했다. 인쇄회로기판(PCB) 제조업체 이수페타시스(4.47%). 전공정 업체 HPSP(3.79%), 반도체 검사장비 업체 리노공업(3.39%), TC 본더 생산업체 한미반도체(2.32%) 등도 동반 상승했다.
이날 삼성전자(4.25%)와 SK하이닉스(1.60%)가 반등하며 이들 대장주의 생태계에 속하는 소부장 종목에 대한 투자심리도 개선된 것으로 보인다. 투자자별로는 외국인과 기관의 매수세가 두드러졌다. 외국인은 이수페타시스(362억 원)와 HPSP(46억 원)를, 기관은 파크시스템스(46억 원)과 리노공업(37억 원) 등을 각각 샀다.
증권가는 소부장 주가 상승 여력이 확대되고 있다고 본다. 수급뿐 아니라 업황 측면에서도 실적 성장 가능성이 엿보인다는 점에서다. 이번 반도체 사이클에 고대역폭메모리(HBM)와 같은 인공지능(AI) 반도체뿐 아니라 D램(DRAM), 낸드(NAND) 등 범용(레거시) 반도체까지 포함돼 소부장 업체들의 수혜가 기대된다는 분석이 나온다.
하나증권에 따르면 최근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는 올해 4분기 서버용 DRAM 가격 전망치를 기존 15~20% 상승에서 28~33% 상승으로 높여 잡았다. 주요 메모리 업체 서버용 DRAM 가격은 지난달에만 20~25% 올랐다. 김록호 하나증권 연구원은 “메모리의 전방위적 공급 부족으로 고객사 주문 러시가 지속하고 있다”며 “가격 상승에 따른 실적 상향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진단했다.
글로벌 빅테크의 AI 투자 바람도 소부장 기업들로서는 호재다. 이동주 SK증권 연구원은 “데이터센터 내 반도체 시장을 이끄는 것은 AI 가속기와 메모리”라며 “클라우드 데이터센터 투자 열풍이 일었던 2016년 당시 데이터센터 4년간 연평균 성장률은 27% 수준이며 이번 AI 사이클에서는 2028년까지 연평균 24% 성장을 보일 것으로 추정되지만, 소버린 AI 투자 등까지 고려하면 30%를 넘길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HBM 공급량 증가와 관련해서는 소부장 중에서도 소재, 부품 업종의 주가 모멘텀이 주목된다는 의견이 제기된다.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은 “2027년 출시 예정인 엔비디아 R300은 R200보다 3.6배 많은 HBM 용량을 필요로 해 업계 내 생산능력 투자가 내년부터 선행돼야 한다”며 “올해 투자가 진행된 HBM 전공정 장비들이 본격적으로 가동되기 시작하는 연말부터 소재, 부품 업종 실적이 성장하기 시작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