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도입으로 식품공장 최대 생산능력 실현
동원그룸 'AI혁실실'도 눈길⋯외부서 벤치마킹

전통 제조업에 기반을 둔 식품업계에 인공지능(AI) 바람이 불고 있다. 사업 효율을 극대화하고 리스크를 관리하는 데 AI 역할이 커지고 있으며 더 나아가 AI 인재 육성이 점점 더 주요 과제로 주목받는다. AI가 핵심사업은 아니지만, 기업 경쟁력으로 AI 활용 능력이 대두되고 있는 것이다.
18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카테고리 선도 기업 중심으로 AI 개입이 거세지고 있다. 구매와 생산 부문에서 AI 활용이 두드러지며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 프로세스 구축과 사업 효율을 높이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특히 최근에는 구매 부문에서 AI 격차가 주목된다. 원재료의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는 식품업계 특성상 글로벌 원재료 가격의 불확실성은 큰 어려움 중 하나다. 특정 원재료 가격의 폭등은 고스란히 원가 부담으로 이어지고, 이는 수익성 악화 및 가격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런 리스크 관리를 돕는 역할로 AI가 부상했다. 여러 변수 데이터를 기반으로 '어떤 조건에서 가격이 오르고 내리는지'에 대한 복잡한 상관관계를 학습, 현재 상황 데이터를 대입해 가장 확률이 높은 미래 가격을 제시하는 것이다.
CJ제일제당은 2019년 전 세계 곡물가격 등 원재료 시황을 실시간으로 분석하는 ‘글로벌 MI(Market Intelligence)룸’을 구축했다. 초기에는 외부 가격 데이터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물리적 공간에 불과했지만, 현재 AI 도입 등을 통해 실시간 변하는 원재료 시장 데이터를 가공·분석해 구매자의 의사 결정을 지원한다.
롯데웰푸드는 올해 AI와 데이터를 기반으로 원재료 시세를 예측하는 ‘AI 구매 어시스턴트’를 도입했다. CJ제일제당의 MI룸과 비슷하게 날씨, 환율, 재고량, 선물 가격 등 수십 가지 변수를 종합적으로 분석한 데이터 기반의 과학적 예측값을 제공해 일관된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돕는다. 롯데웰푸드 관계자는 “가격이 등락을 반복하고 있는 팜유의 경우, AI 구매 어시스턴트의 일일 예측 정확도가 90%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생산 혁신에서는 무인 자동화 공정에 AI가 기여하고 있다. K-라면 열풍을 선도하는 삼양식품은 글로벌 불닭 수요가 공급을 상회하면서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빠르게 증가하는 해외 수요 증가 대응이 주요 과제였고, 올해 6월 수출 전용 공장인 밀양2공장을 가동했다.
삼양식품은 최대 생산능력을 구현하기 위한 스마트 팩토리 고도화에 AI를 활용했다. 수출 전용 공장인 밀양공장은 △생산실행관리시스템(MES) △창고관리시스템(WMS) △공장자동화관리시스템(BMS)을 적용했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스마트 팩토리 시스템 고도화를 적용해 생산 데이터의 활용도를 높였다”며 “생산설비의 예방보전, 에너지 절감, 생산 데이터의 실시간 모니터링을 통해 최대 생산능력을 구현하는 최첨단 공장”이라고 설명했다.
동원그룹은 전개하는 모든 사업 분야에 AI 혁신을 진행 중이며 AI 인재 육성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2020년 대표이사 직속으로 AI추진팀을 두고 전문가를 육성하기 시작해, 2024년 개발조직과 통합하고 역할을 강화해 ‘AI혁신실’이 출범했다. AI혁신실은 2024년 자체 구축한 LLM 챗봇 ‘동원GPT’를 활용해 임직원들에게 데이터 활용 및 GPT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동원그룹 관계자는 “김채절 동원그룹 명예회장께서는 알파고-이세돌 대국부터 AI 중요성을 강조해왔다”며 “AI혁신실의 전문성에 대해 회사 밖으로도 소문이 나면서, 하반기부터 외부 기업 및 기관에서 방문하여 동원의 AI 기반 업무 혁신사례를 벤치마킹하고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