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4년까지 현대차 로고 포함 상표 등록
시장 철수 전 시장 점유율 1위 유지
복귀 시 중국 업체들과 경쟁할 듯

전쟁 여파로 러시아 시장에서 철수한 현대자동차의 복귀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러시아 공장과 지분을 재매입할 수 있는 시한이 올해 말로 다가온 가운데, 현대차는 최근 러시아 내에서 여러 상표를 재등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현대차는 통상적인 브랜드 권리를 유지하기 위한 과정이라는 입장이다.
18일 러시아 리아노보스티 통신은 현대차가 이달부터 2034년까지 자사 로고를 포함한 기존 다수의 상표들을 러시아연방지식재산서비스(로스파텐트)에 재등록했다고 보도했다. 해당 통신은 “현대차는 러시아에서 자동차와 다양한 자동차 부품을 생산, 판매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현대차는 올해 초에도 러시아 연방 지식재산서비스에 총 8건의 새로운 상표를 등록했다. 현대차는 자동차, 예비부품, 액세서리 등으로 분류되는 현대 ix10, 현대 ix30, 현대 ix50을 상표로 등록했고, 기아도 ‘기아 마이 모빌리티’, ‘기아 에디션 플러스’ 등 상표 5건을 신규로 등록했다.
이러한 상황 속 현대차의 러시아 시장 복귀가 지속적인 상표 등록과 올해 말로 다가온 바이백 옵션 기한이 맞물리면서 실질적으로 임박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현대차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여파로 2023년 말 러시아 현지 공장과 지분을 단돈 1만 루블(한화 약 14만 원)에 매각했다. 다만 2년 이내에 되살 수 있는 권리(바이백) 옵션을 매각 계약에 포함했는데, 해당 권리 소멸 시효는 올해 12월까지다.
다만 현대차는 재진출 여부에 대해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현재 러시아 시장에서는 기존 판매 차량에 대한 애프터서비스만 유지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상표 등록은 특정 국가에 진출하기 위한 사전작업이 아니라 전 세계 국가에서 통상적으로 브랜드 권리를 유지하기 위해 진행하는 절차 중 하나”라며 “러시아 재진출과 관련한 공식적인 입장은 없다”고 밝혔다.
현대차그룹의 재진출이 가시화될 경우 러시아 시장 내 빠른 회복세도 기대된다. 현대차그룹은 철수 이전까지 러시아에서 현지 생산 능력과 브랜드 인지도가 모두 높아 20%가 넘는 시장 점유율을 기록했었다. 상트페테르부르크 공장은 한때 북유럽과 동유럽을 잇는 전략 생산거점으로 평가됐었다.
중국 자동차업체와의 치열한 경쟁은 새로운 변수다. 러시아 정부가 전쟁 발발 이후 제재 불참국의 수입 확대를 늘리면서 중국 기업들이 크게 성장했기 때문이다. 한국자동차연구원과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체리자동차, GWM, 지리 등 중국 브랜드들은 러시아 시장 내 2021년 8%대 점유율을 기록하다 지난해 60.4%로 급격히 상승했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기업들이 러시아 시장에서 철수한 브랜드들의 자리를 메우며 시장을 장악했다”며 “국내 기업이 러시아 시장 재진출 시 비용과 정책 변화, 시장 점유율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전략 수립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