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비가격 평가 비중 50:50으로 조정
삼원계 가격 불리함 줄어든 삼성SDI
LFP 국내 생산 앞세우는 LG엔솔·SK온

정부가 추진하는 1조 원 규모의 ‘제2차 에너지저장장치(ESS) 중앙계약시장’ 입찰이 본격 시동을 걸었다. 9월 국가정보자원관리원(국정자원) 화재 사고 이후 안전성이 중요한 평가 지표로 부각된 가운데, 배터리 업계는 국내 생산 기반이 승패를 가를 것으로 보고 전략 마련에 분주하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전력거래소는 전날 사업자 설명회를 열고 2차 입찰의 평가 항목과 배점 조정안을 공개했다. 가격과 비가격 평가 비중이 60대 40에서 50대 50으로 조정되며 비가격 평가 비중이 확대됐다. 1차 입찰에서 가격 점수가 사실상 결과를 좌우하자, 평가 균형을 맞춰 달라는 업계 요구를 반영한 조처다.
비가격 평가 지표는 △계통 연계 △산업·경제 기여도 △화재 및 설비 안전성 △기술능력 △주민수용성 및 사업준비도 △사업신뢰도 등 6개로 구성된다. 특히 화재 및 설비 안전성 배점이 22점에서 25점으로 상향된 점이 눈에 띈다. 국정자원 화재 이후 안전성 검증을 강화해야 한다는 요구가 커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계통 연계와 산업·경제 기여도 역시 24점에서 25점으로 조정됐다.
업계에선 안전성 평가가 강화되더라도 결국 산업·경제 기여도가 핵심 승부처로 작용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1차 입찰에서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대비 가격이 높은 삼원계(NCA) 배터리를 제출한 삼성SDI 컨소시엄이 전체 물량의 약 80%를 수주한 것도 국내 생산 및 조달 기반을 갖춘 점이 경쟁우위로 작용했다는 해석이다.
2차 입찰 규모도 1차와 비슷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배터리 3사의 수주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가격 평가 비중이 낮아지면서 삼성SDI는 삼원계 배터리의 가격적 불리함을 일정 부분 상쇄할 수 있게 됐고,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은 LFP 배터리의 화재 안정성과 국내 생산 기반 전략을 내세울 것으로 보인다. LG에너지솔루션은 충북 오창에서 2027년부터 ESS용 LFP 배터리를 생산하기 위해 연말부터 생산 라인을 구축한다. SK온도 서산 공장의 라인 전환을 검토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2차 입찰에선 비가격 평가 비중이 높아진 데다 각 사업자들이 1차 때의 경험을 바탕으로 평가 항목에 맞춰 전략을 강화하고 있어 한 곳에 수주가 몰릴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
전력거래소는 평가 기준 조정안에 대한 업계 의견을 24일까지 수렴한 뒤 이달 말 입찰 공고를 낼 예정이다.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은 내년 2월에 이뤄질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