값으로 밀어붙이는 中, 버티는 韓…전기차 전쟁 ‘내권’의 역습

中, 내수 과잉의 돌파구로 저가 수출 물량 공세⋯韓, 고부가·현지생산 중심 방어 전략 강화

▲징둥자동차는 광저우자동차그룹, CATL와 협력해 공동 제작한 전기차 ‘아이온 UT Super’의 가격을 8만9900위안으로 확정했다. (사진=징둥자동차)

중국산 전기차의 초저가 공세가 글로벌 시장 판도를 흔들고 있다. 내수 과잉으로 구조적 ‘내권(內卷·제살깎아먹기 경쟁)’에 빠진 중국 완성차들이 생존 돌파구로 수출과 가격 경쟁을 택했다. 국내 완성차 기업들은 고부가가치 라인업과 현지 생산 기지를 통해 ‘질적 경쟁’으로 맞서며 위기 대응에 나섰다.

7일 시장조사기관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10월 전 세계에 신규 등록된 전기차는 전년 동기 대비 25.5% 증가한 1710만2000대를 기록했다. 이 중 비야디(BYD)는 전년 동기 대비 4.8% 증가한 332만2000대를 판매하며 글로벌 전기차 판매량 1위를 유지했다. 2위는 지리차(Geely)로 64.7% 증가한 178만 대를 판매하며 두 자릿수 이상의 고성장세를 이어갔다. 상하이자동차그룹(SAIC), 창안자동차, 체리자동차, 립모터 등도 각각 5위, 6위, 7위, 10위에 이름을 올렸다. 올해 누적 글로벌 전기차 판매 상위 10개 브랜드 가운데 중국 브랜드만 6개에 달한다.

한국자동차연구원에 따르면 중국 전기차 산업은 지난해 완성차 생산량이 5507만 대에 달했지만 내수 판매는 2690만 대에 그쳤다. 전체 생산능력이 수요의 두 배에 달하면서 업계 가동률은 70% 초반으로 떨어졌고 상당수 업체는 50% 미만의 유휴 설비를 떠안고 있다.

이는 ‘가격 수출’로 이어지고 있다. 현지 제조업체들은 내수 손실을 메우기 위해 유럽과 아시아 신흥국으로 저가 모델을 대량 공급하고 있으며 일부 국가는 중국산 전기차 수입 증가로 시장 가격대가 10~20%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차지만 출고 후 형식적인 등록 절차를 거친 뒤 곧바로 중고로 판매되는 ‘0㎞ 중고차’도 2021년 1만5000대 규모에서 올해는 50만 대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징둥자동차(JD Auto)는 최근 광저우자동차그룹, CATL과 협력해 공동 제작한 전기차 ‘아이온 UT 수퍼’의 가격을 8만9900위안(약 1850만 원)으로 책정했다. 배터리 임대 서비스 옵션을 선택하면 4만9900위안(약 1027만 원)으로 차량 구매도 가능하다. 해당 모델은 CLTC 기준 최대 주행거리 500km, 99초 내 배터리 교체 기능, 화웨이 클라우드 차량 시스템 탑재 등이 특징이다.

BYD는 지난해부터 ‘유전동가(油電同價, 내연차=전기차 가격)’와 ‘비유저전(比油低電, 전기차가 더 싸다)’ 전략을 앞세워 공격적 가격 인하에 나섰다. 지리 홀딩 그룹의 프리미엄 전동화 브랜드 지커(Zeekr)도 딜러 계약을 체결하며 BYD에 이어 한국 시장 진출을 공식화했다. 창안, 립모터 등 중국의 다른 전기차 브랜드들도 국내 시장 진입을 준비하고 있어 중국발 전기차 공세는 더욱 거세질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한국 완성차는 고부가 중심의 방어 전략으로 대응하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올해 1~10월 전기차 529만 대를 인도하며 전년 대비 15.1% 성장했다. 현대차는 최근 중국 소비자를 겨냥한 현지 전략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일렉시오’도 공개했다. 1회 충전시 주행거리가 722km(CLTC 기준)에 달한다. 현대차는 고급·현지화 모델을 앞세운 ‘브랜드 경쟁력’과 현지 생산 거점을 통해 가격 안정에 주력하고 있다.

중국의 내권 구조는 단기적으로 글로벌 시장에 저가 공세를 유발하지만 장기적으로는 수익성 저하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중국 정부가 최근 ‘반(反)내권’ 정책을 추진하며 비효율 기업의 퇴출을 유도하고 있으나 지방정부의 이해관계로 구조조정이 지연되고 있다. 이에 따라 가격 경쟁은 장기화할 전망이다.

SNE리서치는 “수익성 방어와 내수, 대외 균형을 지향하는 중국의 정책 방향은 향후 글로벌 전기차 가격 구조와 공급망 재편, 통상 규범 형성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대표이사
정의선, 이동석, 무뇨스 바르셀로 호세 안토니오(각자 대표이사)
이사구성
이사 12명 / 사외이사 7명
최근 공시
[2025.12.01] 영업(잠정)실적(공정공시)
[2025.12.01] 자기주식처분결과보고서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뉴스
댓글
0 / 300
e스튜디오
많이 본 뉴스
뉴스발전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