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8월 구로역 장비열차 충돌, 작업대 ‘선로 침범’이 직접 원인

코레일에 3건의 안전대책 최종 권고

▲경부선 구로역 사고 현장. (사진제공=국토교통부)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사조위)가 지난해 8월 발생한 경부선 구로역 장비열차 충돌사고에 대한 조사 결과를 18일 공개했다. 사조위는 작업대가 승인받지 않은 옆 선로를 침범한 것이 직접 원인이며, 정거장 구간 운전취급체계 부재와 작업·운행 통제 미흡 등이 사고의 핵심 기여요인으로 작용했다고 밝혔다. 이번 사고로 작업자 2명이 숨지고 1명이 다쳤다.

사고는 지난해 8월 9일 새벽 2시 16분께 구로역 9번 선로에서 전기설비 점검을 하던 전철 모터카 작업대가 승인 범위를 넘어 10번 선로 방향으로 약 2.6m 펼쳐지면서 발생했다. 이때 서울역으로 향하던 선로점검차(제8070열차)가 약 85㎞/h 속도로 10번 선로에 진입해 작업대를 그대로 충돌했다. 점검차 운전원은 충돌 직전 약 20m 앞에서 작업대를 발견했으나 제동할 수 없는 거리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사조위는 가장 큰 문제로 구로역 10·11번 선로(경부 상·하 1선)에 대한 운전취급체계가 마련돼 있지 않았던 점을 지적했다. 신호 취급, 열차 감시, 출발·통과 시각 통보 등 기본적인 운전취급 절차가 부재해 작업과 운행 상황이 실시간으로 조정되지 못한 것이다. 작업계획 수립 과정에서도 철도운행안전협의가 충분히 이뤄지지 않았고, 임시 운전명령이 철도운영정보시스템에 등록되지 않아 운전시행전달부에 임시 열차 계획이 반영되지 않은 점도 사고 위험을 키운 요인으로 확인됐다.

사조위는 사고 직후인 지난해 8월 코레일에 대해 승인 구간 내 작업 준수, 모터카 작업대의 구조적 특성 반영, 인접 선로 운행차량 통제 강화 등 3건의 긴급 안전권고를 이미 발령한 바 있다. 이후 현장조사와 재연시험, 관계자 조사 등을 거쳐 구조적 원인을 추가 확인하고 이번 최종 권고를 마련했다.

사조위는 코레일에 총 3건의 안전대책을 최종 권고했다. 우선 전차선로 및 선로 내 작업 시 승인 범위와 작업 내용을 문서로 명확히 하고, 운전명령·임시 열차운행 계획을 사전에 반드시 확인하는 관리체계를 강화해야 한다는 점을 제시했다. 장비열차의 CCTV가 상시 녹화되도록 정비 기준을 마련하고 체크리스트로 관리하는 방안도 포함됐다.

또 구로역 10·11번 선로처럼 운전취급 체계가 없는 지점을 전수 조사해 운전취급 사각지대를 해소하고 관련 규정과 운영정보시스템(XROIS)에 반영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정거장 경계표지가 미설치된 역에 대해서는 표지 설치 등 필요한 조치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관제사·역장이 작업자에게 열차운행 상황을 실시간으로 공유할 수 있는 정보전달 체계를 구축하고, 작업 책임자와 운전취급자 간 통신 및 보고 절차를 정비하도록 했다.

사조위는 “이번 사고는 중대한 인명피해가 일어난 만큼 권고사항이 현장에서 신속히 이행되도록 지속해서 점검할 계획”이라며 “유사 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관리체계 강화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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