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베이스는 수익원 다변화로 파생·스테이블코인 비중 확대
업계 “성장 지속하려면 구조 전환과 제도 개선 병행돼야”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가 3분기 양호한 실적을 기록했지만, 여전히 전체 매출의 대부분을 거래 수수료에 의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수료 편중 구조는 시장 활황기엔 효과적이지만, 침체기엔 실적 급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글로벌 거래소들이 수익 다각화를 통해 안정성을 확보한 가운데, 국내는 제도적 제약에 발목이 잡혀 있다는 평가다.
1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따르면, 3분기 두나무와 빗썸의 거래 수수료 수익 비중은 각각 97.94%, 98.38%로 집계됐다. 전체 매출의 대부분이 수수료에서 발생하고 있다는 의미다. 이처럼 높은 수수료 의존도는 3분기 실적 호조의 배경으로 작용했다. 두 거래소는 3분기 가상자산 시장의 변동성 확대에 따라 거래대금이 증가했고, 수수료 수익도 극대화됐다.
다만 이 구조는 양날의 검이다. 수수료 기반 수익 모델은 시장이 활황일 때는 유리하지만, 침체기에는 거래량 감소로 인해 매출이 급격히 줄어드는 구조적 취약성을 안고 있다. 실제로 미·중 관세 갈등 여파로 거래가 위축된 2분기에는 두 거래소 모두 전 분기 대비 실적이 악화했다.
글로벌과 비교하면 국내 거래소의 수익 편중은 더욱 두드러진다. 미국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 코인베이스의 3분기 거래 수수료 수익 비중은 55.99%로, 국내보다 약 40%포인트 낮다. 코인베이스는 스테이블코인 수익, 블록체인 리워드 등 다양한 비거래 수익원 확보를 통해 수익 구조를 다변화해왔다. 여기에 글로벌 1위 가상자산 옵션 거래소 데리빗(Deribit)을 인수하며 파생상품 영역까지 확장한 전략도 주효했다.
국내 거래소도 다양한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으나, 아직 매출 비중이 작고 수익성도 크지 않아 핵심 수익원으로 자리 잡지 못하고 있다. 특히 현행 법규상 가상자산이 금융투자상품으로 인정되지 않아, 파생상품 시장 진입이 원천적으로 차단돼 있다는 점이 발목을 잡고 있다. 네이버와의 합작을 추진 중인 두나무와 상장을 앞둔 빗썸 모두 외연 확장의 갈림길에 서 있는 시점에서, 특정 수익원에 대한 과도한 의존은 기업가치 평가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업계는 수익 구조의 질적 전환 없이는 지속 가능성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 수익 변동성을 낮추기 위해서는 스테이킹(예치) 서비스나 기관 대상 자산 운용 서비스 등 비거래 기반 사업의 확장이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특히 기관 대상 서비스를 운용할 때는 금융당국의 개방적인 스탠스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올 하반기 법인의 가상자산 시장 참여가 예정돼 있지만, 리스크 헷지(위험회피) 수단이 사실상 없어 실효성이 부족하다는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한 가상자산 업계 관계자는 "기관의 자금이 국내 시장에 대규모로 유입되기 위해선 위험 회피 장치가 전제돼야 한다"라며 "기관투자자에 한해 리스크 헤지 목적의 파생상품 거래를 허용하는 방안이 논의돼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