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대문시장, 글로벌 헤리티지 전통시장으로...오세훈 “문화 공간 거듭날 것” [종합]

서울시 ‘남대문시장 일대 혁신 프로젝트’…디자인 아케이드 준공식

▲17일 서울 중구 남대문시장 일대에서 열린 ‘남대문시장 아케이드 조성 준공식’에서 오세훈(왼쪽에서 다섯번 째) 서울시장과 김길성 중구청장 등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남대문시장 중심가로 약 135m 구간에 조성된 아케이드는 한옥 처마를 형상화했다. 신태현 기자 holjjak@

600년 역사의 남대문시장이 시민들이 먹고 즐기고 문화적 분위기를 느끼는 ‘글로벌 헤리티지 전통시장’으로 재정비된다.

서울시는 17일 오전 ‘남대문시장 일대 혁신 프로젝트’를 발표하고 이와 관련 ‘아케이드 준공식’을 개최했다. 이날 준공식에는 오세훈 서울시장을 비롯해 중구청장, 시장 상인회, 중구 주민 등 160여 명이 참석했다.

오 시장은 “세계 곳곳의 전통시장이 변화와 혁신을 이뤄갈 때 우리 남대문 시장은 고유의 매력으로 경쟁력을 키울 해법을 찾지 못하고 계속 낙후된 상태를 유지해 왔다”며 “로테르담의 마켓홀, 그리고 바르셀로나의 산타 카타리나 시장처럼 세계적인 명소로 손색없는 전통시장을 만들자고 제안했다. 이 두 군데에 방문했던 것이 남대문시장의 변화의 단초가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남대문시장은 대부분 사유지였기 때문에 공공이 개입하거나 건축물을 새로 짓는 일이 쉽지는 않았지만, 상인 여러분과 시장 관계자분들 그리고 공공이 힘을 모은 끝에 오늘 아케이드 준공식으로 그 변화의 혁신의 첫 걸음을 떼게 됐다”고 강조했다.

이날 시가 발표한 ‘남대문시장 일대 혁신 프로젝트’는 △디자인 아케이드 △숭례문 조망길 △남산산책로 △공중가로 △편의공간 및 열린 진입광장 △감성가로 등 혁신공간 조성, 보행 환경, 시민 편의 개선을 중점적으로 추진한다.

시는 전통시장 본연의 역사성과 지역 상권 특성을 살리는 동시에 민간 소유 구조에 적합한 맞춤형 혁신 모델을 마련, 100년 후에도 찾고 싶은 매력적인 전통시장 조성을 비전으로 이번 프로젝트를 진행한다는 구상이다.

▲남대문시장 일대 혁신 프로젝트 구상(안), 아케이드 조성 (서울시)

우선 새롭게 공개된 ‘남대문시장 아케이드’는 중심가로 약 135m 구간에 한옥 처마를 형상화한 구조물로 채광·환기·소음 등을 고려해 막구조(membrane) 방식의 지붕을 도입했다. 이를 통해 전통시장 특유의 혼잡함을 줄이고 쾌적한 쇼핑환경과 안전성을 확보한다. 기존 쓰레기 적환장 부지는 ‘열린 진입광장’으로 조성된다.

이와 함께 시장 전역의 노후 가로환경을 정비하는 ‘감성가로’ 사업도 추진한다. 노후하고 복잡한 가로환경과 식별하기 힘든 안내표지 등을 개선해 쾌적하고 감성이 살아있는 시장 분위기를 조성할 계획으로 이달 중 착공 예정이다.

보행 편의성을 높이는 사업도 대대적으로 추진된다. 남대문시장과 숭례문 사이 소월로 초입은 ‘숭례문 조망길’로 재편된다. 보도폭을 넓히고 2층 구조로 입체화해 국보인 숭례문을 돋보이게 하고, 보행자들이 편안하게 걸으며 숭례문을 조망하도록 한다.

남대문시장과 남산을 연결하는 ‘남산산책로’ 조성도 포함됐다. 소월로 구간은 정원 형태의 보행 친화 공간으로, 소파로 구간은 디자인 시설물을 활용해 ‘펀(fun) 스트리트’로 재구성된다. 시장과 남산 사이 경사가 급하고 접근성이 떨어졌던 회현역에서 백범광장에 이르는 연결로는 공중가로와 엘리베이터를 설치해 어르신·유아차 등 보행약자 이동 편의도 대폭 개선한다. 해당 사업은 내년부터 설계 예산이 반영돼 본격 추진될 예정이다.

시는 이번 혁신 프로젝트를 통해 남대문시장을 단순한 상거래 공간이 아닌 도시 문화유산·관광명소·지역 생활상권이 결합된 복합공간으로 재정비한다는 계획이다.

오 시장은 “세계 곳곳의 전통시장은 이제 단순히 사고 파는 공간이 아니다. 먹고 즐기고 머물면서 고유의 문화적인 분위기를 느끼는 그런 문화 공간으로 거듭나고 있고 그것이 바로 경쟁력의 원천이 되고 있다”며 “남대문 시장도 오늘을 기점으로 글로벌 헤리티지 남대문 시장이라는 새로운 길을 걷게 됐다”고 말했다.

한편 준공식 이후 오 시장은 남대문 시장 일대를 돌며 상인들과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오 시장은 어린 시절 어머니가 가게를 운영했던 자리를 직접 찾기도 했다. 그는 “사실 저에게 남대문 시장은 남다른 의미를 가진 곳이다. 학창시절 어머니께서 이 시장에서 수예점을 운영하셨는데, 두세 평도 채 안 되는 아마 시장에서 가장 작은 점포 축에 속하는 곳에서 시장 곳곳의 활기와 이웃 상인들의 정 덕분에 제가 이렇게 컸다”며 “그 기억은 제 마음속 깊이 남아서 늘 저를 일깨우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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