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개월 내 전력기기 납품 성공…설계·품질·생산능력 ‘총합 경쟁력’ 입증
“DC 솔루션·마이크로그리드까지”…북미 전력 수퍼사이클 선점 가속

LS일렉트릭이 인공지능(AI)·데이터센터 확산으로 북미 전력 인프라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면서 현지 시장에서 큰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3개월 납품’으로 상징되는 단기 프로젝트 수행 능력이 북미 빅테크 기업들의 신뢰를 얻으며 대형 계약으로 이어지고 있다.
1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충희<사진> LS일렉트릭 북미 법인장은 최근 사내 인터뷰를 통해 “유럽 빅3 업체들이 납기 지연으로 프로젝트에 차질을 빚는 사이, LS일렉트릭은 단 3개월 만에 전력기기를 공급하며 기술력·품질·생산능력을 모두 증명했다”며 “이 경험이 북미 시장 확장의 결정적 전환점이 됐다”고 강조했다.
몇 년 전 LS일렉트릭은 미국의 한 하이퍼스케일러기업이 추진한 AI 데이터센터 프로젝트에서 단기간에 대규모 배전기기 공급을 완료했다. 오픈AI와 경쟁하기 위해 긴급히 구축하는 LLM(초거대 AI) 데이터센터였던 만큼 전력 인프라 납기 준수는 절대적 조건이었다.
당초 발주처는 유럽의 슈나이더·지멘스·ABB 등 유럽 선진 업체에 물량을 맡겼으나, 납품 지연이 장기화되며 일정 전체가 흔들리기 시작했다. 이때 북미 설계사가 과거 한국 기업의 해외 프로젝트에서 LS일렉트릭의 품질과 설계 능력을 경험한 것을 바탕으로 대체 공급업체로 LS일렉트릭을 추천했다. 결과는 ‘3개월 완납’.
이 법인장은 이를 두고 “이 한 번의 성공이 시장 분위기를 바꿨다”며 “이후 이 빅테크 기업의 초대형 AI 데이터센터 구축 프로젝트에서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를 확보했고, 수억 달러 규모 전력기기 공급 계약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초단기 납기 경험은 LS일렉트릭이 북미 데이터센터 시장에서 빠르게 입지를 구축하는 계기가 됐다. 회사는 이미 한국 데이터센터 시장 점유율 70%의 배전 솔루션 역량을 바탕으로, 북미에서도 연속적으로 대형 수주를 따내고 있다.
최근에는 △마이크로그리드 기반 전력공급 시스템 △대규모 AI 데이터센터 배전 솔루션 등 기술 난도가 높은 프로젝트에서도 잇따라 성과를 내고 있다.
이 법인장은 “데이터센터는 1초 전력 중단도 허용되지 않는 산업”이라며 “국내에서 이미 수십 년간 확보한 레퍼런스가 북미 시장에서도 경쟁력으로 그대로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LS일렉트릭은 배전반 분야에서 국내 기업 최초로 UL인증을 획득한 유일 기업으로, 북미 입찰·유통에 필요한 핵심 장벽을 먼저 넘었다. 이는 기존 유럽계 업체 중심이던 시장에서 차별화된 경쟁력으로 작용했다.
초고압 변압기 사업도 가파르게 확대 중이다. 부산 공장은 주문 폭증으로 주말·연휴 특근이 이어지고 있으며, 올해 완공되는 2공장 가동 시 생산능력이 3배 증가하게 된다.
AI 확산과 RE100 대응으로 미국 전력 수요는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맥킨지에 따르면 글로벌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는 2030년 219GW로 2023년 대비 4배에 이를 전망이다.
이 법인장은 이러한 시장 변화 속에서 직류(DC) 기술이 차세대 핵심 인프라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DC는 장거리 송전 손실이 적고 재생에너지·ESS 연계에 최적화돼 있습니다. LS일렉트릭은 국내 유일 HVDC 전용 공장을 보유하고 있고, 500MW급 HVDC 변환용 변압기도 개발 완료했습니다. LVDC는 글로벌 톱3 기술력을 갖췄습니다.”
LS일렉트릭은 현재 북미 다수 빅테크와 DC 솔루션·ESS·데이터센터 전력 인프라 분야에서 신규 계약 체결 또는 논의를 진행 중이다. 이날 LS일렉트릭은 미국 내 대형 AI 데이터센터 단지에 전력을 공급하는 인프라 구축 프로젝트에서 약 1100억 원(약 7600만 달러) 규모 변압기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는 내용도 발표했다.
그는 “노후 발전소 폐쇄, 재생에너지 편중, 데이터센터 집중 등 미국 전력 시장은 이미 구조적 변곡점에 들어섰다”며 “전력 수퍼사이클이 본격화되는 상황에서 LS일렉트릭이 가진 DC·ESS·초고압 변압기 기술력이 더욱 주목받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