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국력 키워야 한다” 이재용 결단…삼성, 5년간 국내 450조 투자

▲이재명 대통령이 16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한미 관세협상 후속 민관 합동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왼쪽부터 여승주 한화그룹 부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이재명 대통령,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기선 HD현대 회장, 하준경 경제성장수석. (연합뉴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미래 기술 개발을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며 국내 투자와 균형발전 의지를 밝힌 가운데, 삼성이 향후 5년간 450조 원을 국내에 투자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반도체·인공지능(AI)·배터리·디스플레이 등 핵심 산업 전반을 아우르는 대규모 투자로, 청년 고용 확대와 지역 거점 강화까지 포함한 전략이다.

이 회장은 16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한미 관세협상 후속 민관 합동회의에서 “경제 상황이 녹록지 않지만 약속한 대로 향후 5년간 6만 명을 국내에서 고용하겠다”며 “연구개발(R&D)을 포함해 국내 시설 투자도 더 적극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삼성이 짓는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는 수도권 이외 지역에 짓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며 지역 균형발전에 대한 의지도 거듭 강조했다.

이 회장의 이 같은 메시지 직후 삼성은 R&D을 포함해 향후 5년간 총 450조 원을 국내에 투자한다는 계획을 내놨다. 수도권 중심의 반도체 투자뿐 아니라 지역균형발전에 맞춘 지방 사업 확장, 청년 인재 양성, 협력회사 상생까지 그룹 차원의 전략 방향이 구체화된 것이다.

삼성전자는 최근 임시 경영위원회를 열고 평택사업장 2단지 5라인 골조 공사 추진을 결정했다. 글로벌 AI 확산으로 메모리 반도체 중장기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보고 선제적으로 생산라인을 확보하는 조치다. 5라인은 2028년부터 본격 가동되며 기반 시설 투자도 병행된다.

AI 인프라 중심의 지방 투자도 확대된다. 삼성SDS는 전남 국가 컴퓨팅센터와 구미 AI데이터센터 구축을 추진 중으로, 2028년까지 1만5000장 규모의 그래픽처리장치(GPU) 인프라 확보를 목표로 한다.

삼성전자는 인수한 공조기기 업체 플랙트의 한국 생산라인 건립을 검토하며 광주 투자를 논의하고 있다.

삼성SDI는 울산을 중심으로 전고체 배터리 생산 거점 구축을 추진 중이며,

삼성디스플레이는 아산에서 8.6세대 정보기술(IT)용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양산 준비를 진행하고 있다. 삼성전기는 부산에서 서버용 패키지기판 생산능력을 강화하고 있다.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삼성 깃발이 펄럭이고 있다. 조현호 기자 hyunho@ (이투데이DB)

청년 고용 확대도 핵심 축이다. 삼성은 향후 5년간 6만 명을 신규 채용하고, SSAFY·희망디딤돌·C랩 아웃사이드 등 사회공헌(CSR) 프로그램을 통해 직·간접적으로 8000개 이상의 일자리를 창출해왔다. 협력회사 대상 저리 대출과 스마트공장 지원,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무이자 대출, 인센티브 지급 등 상생 프로그램도 병행한다.

삼성의 이번 450조 원 투자 계획은 이재용 회장이 밝힌 ‘국력의 핵심은 산업 경쟁력’이라는 메시지와 긴밀히 맞물리며, 정부가 추진하는 균형발전·미래산업 육성 기조와 함께 본격적인 속도를 낼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