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ㆍ시진핑 회담에도 해소 불투명
4월 이후 대미 이트륨 수출 중단 상태
한국도 불안⋯희토류 수입서 중국 의존도 89% 달해
미국 리엘리먼트, 자국 내 생산 확대

희토류 원소인 이트륨의 글로벌 공급이 중국의 수출 통제 장기화로 빠르게 위축되고 있다. 이트륨은 제트엔진과 우주선의 열 차폐 코팅, 반도체 절연체 등에 쓰여 핵심 전략 산업에 필수적인 소재다. 이에 공급 불안이 항공우주·반도체·에너지 전반의 생산 차질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국 산업계도 이런 불안에서 예외는 아니다. 관세청에 따르면 올들어 9월까지 이트륨을 포함한 국내 희토류 원재료 수입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89.4%에 달했다.
15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미국의 관세 때리기에 대한 보복 조치로 4월 다른 6종 희토류와 함께 이트륨의 수출을 제한했는데 현재까지 이 문제는 해결되지 않았다.
지난달 부산에서 열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회담 이후 중국은 희토류 수출 통제를 1년 유예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실제 공급은 아직 평소 수준으로 회복되지 않았다. 특히 지금까지 발급된 중국의 희토류 허가는 소규모 선적에 한정됐으며 이에 이트륨 운송에 긴 지연이 발생하고 있다. 미국지질조사국(USGS)은 1월 보고서에서 미국은 이트륨을 100% 수입에 의존하며, 그 가운데 93%가 직접 중국에서 들어오고 나머지는 중국에서 1차 가공된 소재를 다시 들여오는 형태라고 분석했다. 중국 해관총서(세관 격)에 따르면 4월 수출 통제 이후 미국으로의 이트륨 수출은 중단된 상태다.
원자재 정보업체 아거스의 엘리 색랫블라 애널리스트는 “수출업자들은 중국 정부의 허가 승인 절차로 인해 이트륨을 반출하기가 매우 어려워졌다”면서 “중국의 수출 규제는 수개월 동안 이어지고 있는 이트륨 쟁탈전을 촉발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유럽시장에서 이트륨 산화물 가격은 1월 이후 4400% 폭등해 현재 ㎏당 270달러(약 39만 원)에 거래되고 있다고 아거스는 전했다. 중국 내 가격은 1㎏당 약 7달러로 같은 기간 16% 오르긴 했지만 최근에는 하락세다.
미국 항공우주산업협회(AIA) 국제담당 부사장인 데크 하드윅은 “이트륨은 세계에서 가장 발전된 제트엔진에 필수적이며 현재 우리의 공급망은 중국산 수입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면서 “이러한 의존으로 인해 공급 부족 현상이 심화하면서 비용 증가를 초래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반도체 업계에서도 이트륨 부족은 불안 요소로 떠올랐다. 미국 반도체 관련 스타트업 그레이트레이크세미컨덕터의 리처드 서스턴 최고경영자(CEO)는 “즉각적인 생산 중단 가능성은 낮지만 이트륨 부족은 생산 시간과 비용을 늘리며 장비 효율성을 떨어뜨릴 것”이라며 “대형 제조사일수록 타격이 더 클 것”이라고 경고했다.
항공과 반도체는 물론 에너지산업에서도 이트륨은 필수적이다. 고온 환경에서 가스터빈 블레이드를 보호하기 위해 가스 플랜트에서 이트륨 코팅을 사용한다. 크리스티안 브루흐 지멘스에너지 CEO는 “수출 통제로 인해 지금까지 직접적인 영향은 없고 현재로서는 관리 가능한 수준”이라면서도 “다만 우리는 중국 의존도를 줄이고자 공급망 다변화를 추진 중이지만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알렸다.
이에 미국 기업들은 자국 내 이트륨 생산 확대에 착수했다. 미국 인디애나주에 본사를 둔 광물·금속 업체 리엘리먼트테크놀로지는 연간 200t(톤)의 산화 이트륨 생산에 나설 계획이며 내년에는 이를 400t까지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작년 미국의 이트륨 수입량은 470t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