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케미칼·HD현대 1호 '빅딜' 임박…석화 구조조정 속도

▲롯데케미칼 대산공장 NCC 전경 (사진제공=롯데케미칼)

롯데케미칼과 HD현대케미칼이 석유화학 사업재편안을 이르면 이번 주 확정한다. 8월 석화업계 사업재편을 위한 자율 협약 이후 3개월여 만이다. 연말까지 재편안 제출을 위한 데드라인이 임박한 만큼 다른 기업들의 구조조정 논의에도 속도가 붙을지 주목된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케미칼과 HD현대케미칼은 조만간 각각 이사회를 열고 충남 대산 산단 내 양사 석화 설비를 통폐합하는 내용의 사업재편안을 정식 승인할 예정이다. 양사는 앞서 정부에 사업재편 초안을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편안은 롯데케미칼이 대산 공장 NCC를 HD현대케미칼에 넘기고, HD현대케미칼 모회사인 HD현대오일뱅크가 추가 출자해 HD현대케미칼의 지분을 재조정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현재 HD현대케미칼 지분은 HD현대오일뱅크가 60%, 롯데케미칼이 40%를 보유 중이다.

이는 8월 20일 정부와 석화업계가 사업재편을 위한 자율 협약을 맺은 뒤 처음으로 공식화된 '빅딜'이다. 정부는 재편안에 맞춰 세제 지원과 공정거래법 적용 유예 등의 맞춤형 지원책을 마련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관련해 HD현대케미칼 관계자는 "이사회 계획은 확정되지 않았으나, 정부에 사업재편안 최종안 제출을 준비하고 있다"며 "다만 제출 시기나 세부 사항은 조율 중"이라고 전했다.

대산 산단에서 이뤄진 1호 구조조정을 계기로 여수와 울산에서도 사업재편 움직임이 빨라질지 주목된다. 정부가 구조조정 과정에서 '무임 승차'를 차단하겠다고 지속적으로 강조해온 만큼 정부 지원에서 배제되지 않기 위한 업체 간 논의가 가시화할 가능성이 크다.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4일 "지금이 마지막 기회로, 연말까지가 골든타임"이라며 "이번 골든타임을 허비한다면 정부와 채권금융기관도 조력자로만 남기기는 힘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울산 산단에선 대한유화, SK지오센트릭, 에쓰오일 등 3사가 업무협약(LOI)을 체결하고 사업재편안을 논의 중이다. 여수에서는 GS칼텍스와 LG화학의 수직 통합, 롯데케미칼과 여천NCC의 수평 통합 가능성이 꾸준히 거론되지만 아직 공식화된 움직임은 없다. 여천NCC는 공동대주주인 한화솔루션과 DL케미칼의 갈등이 변수로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