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몬헬스케어, 완전자본잠식 속 IPO 재수…흑자전환으로 설득력 높일까

(레몬헬스케어)

헬스케어 플랫폼 기업 레몬헬스케어가 코스닥 상장 재도전에 나섰다. 2021년 기업공개(IPO)를 자진 철회한 뒤 4년 만이다. 당시엔 적자 확대와 지연된 심사 절차가 발목을 잡았지만, 지난해 매출 증가와 영업흑자 전환에 성공한 만큼 수익성 개선을 앞세워 두 번째 도전에 나선 모습이다.

1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레몬헬스케어는 한국거래소에 코스닥 상장을 위한 예비심사를 다시 청구했다. 상장 주관사는 KB증권이다. 첫 번째 도전 때는 미래에셋증권이 KB증권과 함께 대표 주관을 맡았었지만, 이번 도전에는 KB증권만 이름을 올렸다.

레몬헬스케어는 2020년 12월 성장성 특례 방식으로 코스닥 상장을 추진했다. 하지만 예비심사 절차가 길어지면서 이듬해 7월 자진 철회를 결정했다. 회사가 공식 철회 사유를 밝히진 않았지만, 당시에는 의료 플랫폼 사업이 상용화 초기 단계인 데다 안정적인 수익 모델이 충분히 입증되지 않았다는 점이 부담으로 작용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실제 당시 감사보고서 기준으로 레몬헬스케어는 2020년 매출을 키우는 과정에서 영업손실과 순손실이 모두 커진 상태였다. 의료기관 대상 플랫폼 구축과 인프라 투자를 선제적으로 늘리면서 성장성은 부각됐지만, 단기 손익과 재무구조 측면에서 상장 심사 문턱을 넘기엔 이르다는 지적이 뒤따랐다.

이후 회사는 상장 작업 대신 사업모델 고도화와 재무구조 개선에 방점을 찍었다. 2018~2019년 LSK인베스트먼트, 미래에셋캐피탈, 기술보증기금, 신한은행, 산업은행, 네이버펀드 등으로부터 투자를 받았고, 2022년에는 한화자산운용의 스마트헬스케어 펀드를 주축으로 약 170억 원 규모 시리즈C 투자를 유치해 자본 확충과 서비스 확장을 병행했다.

이번 상장 재도전 바탕에는 실적 개선이 깔렸다. 지난해 감사보고서(별도 기준)에 따르면 레몬헬스케어의 매출은 149억 원 가량으로 전년(61억 원)보다 약 2.4배 늘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약 54억 원 적자에서 1억 원대 흑자로 돌아섰다. 당기순손실은 89억 원 수준에서 29억 원으로 줄었다. 적자가 완전히 해소되진 않았지만, 손실 규모가 3분의 1 정도로 축소되면서 수익성이 빠르게 회복되는 모습이다. 영업활동 현금흐름도 -50억 원대에서 -20억 원대 초반으로 개선됐다.

다만 재무구조는 여전히 숙제로 남아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자산총계는 108억 원, 부채총계 420억 원, 자본총계 -312억 원으로 완전자본잠식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 다만 재무제표상 당기순손실에는 과거에 발행한 전환상환우선주(RCPS) 부채와 리스 부채를 유효 이자율로 상각하면서 장부에만 반영된 비현금 이자비용이 약 23억 원 포함돼 있다. 이 부분을 고려하면 회계상 순손실 규모는 6억 원 안팎으로 줄어든다.

업계에선 레몬헬스케어의 성장성 포인트로 △상급종합병원 중심의 레퍼런스 확보 △의료 마이데이터 제도화 △전자처방전·실손보험 청구 디지털화 흐름 등을 꼽는다. 회사는 이미 국내 상급종합병원 상당수에 모바일 스마트병원 서비스를 구축해왔고, 중소 병·의원 대상 환자용 앱과 의료진용 전자의무기록(EMR)으로 외연을 넓히고 있다.

정부가 의료 마이데이터 활용을 확대하고 공적 전자처방전 도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점도 레몬헬스케어에 우호적인 환경으로 평가된다. 레몬헬스케어가 개발한 모바일 스마트병원 플랫폼 ‘레몬케어’와 전자처방전과 실손보험 간편청구 서비스 ‘청구의 신’ 등을 보다 유기적으로 연동할 경우 환자·병원·보험사·약국을 잇는 통합 플랫폼으로서 중추적 기능할 수 있다고 분석한다.

상장 심사 과정에서는 플랫폼 확장 속도뿐 아니라 반복 매출 비중, 병원·보험사와의 계약 구조, 자본잠식 해소 계획 등이 함께 점검 대상이 될 전망이다. IB업계 관계자는 "첫 도전 당시 발목을 잡았던 수익모델의 안정성과 재무 건전성을 얼마나 촘촘하게 입증하느냐에 따라 레몬헬스케어의 두 번째 상장 도전 성패가 갈릴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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