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일머니 잡아라” 두바이 에어쇼 앞두고 K방산 UAE 공략 박차

▲알사흐란 알누아이미 UAE AWC(Airforce Warfare Center) 사령관 일행이 지난 4월 KAI 경남 사천 본사를 방문해 KF-21 등 주요 항공기 생산시설을 시찰했다. 보라매에 탑승한 UAE AWC사령관. (KAI)

무력 증강에 나서고 있는 아랍에미리트(UAE)를 공략하기 위해 민관 원팀이 힘을 모은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은 중동 지역 국가들과 ‘K-방위산업’ 및 인공지능(AI) 분야 협력을 논의하기 위해 UAE로 지난 13일 출국했다. 10월 17일 이재명 대통령의 전략경제협력 특사로 임명되고 폴란드, 루마니아, 노르웨이를 방문한 데 이어 네 번째 국가다.

재계 총수들도 대거 UAE를 찾는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김동관 한화 부회장을 비롯해 기업인 15명은 한국경제인협회·코트라(KOTRA)가 UAE에서 주최하는 한·UAE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 행사에 참석한다. 이번 행사는 지난달 31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를 계기로 한 이재명 대통령과 칼리드 빈 모하메드 알나흐얀 UAE 아부다비 왕세자 만남의 후속 조치 차원이다.

중동에서는 정세 불안에 따라 각국이 무력 증강에 잇따라 나서고 있다. 스톡홀름국제평화문제연구소(SPIRI)에 따르면 지난해 중동 국가의 국방비 지출액은 2435억 달러(약 336조 원)로 2023년보다 15% 증가했다.

중동 국가 중에서는 사우디아라비아가 803억 달러를 지출해 1위였다. 이스라엘(465억 달러), 튀르키예(250억 달러), UAE(240억 달러), 카타르(144억 달러)가 그 뒤를 이었다.

UAE는 공군 전력 고도화와 지상군 현대화 강화를 추진하고 있다. 방공망 구축, 정밀타격 능력, 지휘통제 체계 등 미래형 무기체계 확보에 관심이 높다. 국방 예산 비중도 크다. 2025년 UAE 국방예산은 약 250억 달러인데 GDP 대비 약 5.3% 수준이다. 세계 평균 2.3%보다 높다.

UAE는 한국의 대표적 방산 수출국 중 하나다. 2022년 맺은 4조 원대 중거리 지대공 미사일인 천궁Ⅱ 수출계약은 당시 한국 방산수출 역사상 최대 규모였다.

UAE가 한국 방산기업에 중요한 이유는 단순한 수출처 중 한 곳을 넘어 중동·걸프 지역으로 확장되는 플랫폼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사우디아라비아·카타르·쿠웨이트 등 주변국들이 UAE의 무기 도입 사례를 주목하며 한국산 무기체계의 신뢰도를 확인하는 경우가 많다.

민관 원팀의 방문은 중동 최대 규모 항공산업 전시회 '두바이 에어쇼'와 일정이 맞물려 시너지 효과가 날 것으로 보인다. 두바이 에어쇼는 UAE에서 2년마다 열리는 세계적인 항공우주 및 방위 산업 전시회다. 세계 4대 에어쇼 중 하나로 꼽힌다. 올해는 17일부터 21일까지 두바이월드센트럴(DWC)에서 열린다.

민관 원팀은 두바이에서 특히 UAE 공군의 한국형 초음속 전투기 KF-21 도입을 집중적으로 협의할 예정이다. 앞서 지난 4월 UAE 공군대표단은 경남 사천의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본사를 방문해 KF-21 생산시설을 둘러봤다. 알사흐란 알누아이미 UAE 공군전투센터(AWC) 사령관은 KF-21을 직접 탑승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전시 부스는 따로 마련하지 않지만 '샬레(미팅을 진행하는 별도 공간)'를 만들고, 각국 군 관계자를 비롯해 글로벌 항공엔진 제조 업체 및 방산기업과 미팅을 가질 계획이다. KAI는 전시 부스를 만들고 차세대 전투기 공동개발 촉진을 위한 KF-21 집중 부각 및 FA-50, KUH 등 기존 추진사업의 재추진 기회를 노린다.

방산업계 관계자는 "두바이 에어쇼는 항공 분야만이 아닌 방산 전반에 걸친 전시회"라며 "항공엔진 사업 뿐만 아니라 지상방산 사업 쪽에서도 다양한 고객들과 접촉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