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로벌 신용평가사 무디스가 한국경제 성장률을 올해 1.0%, 내년 1.6%로 전망했다. 정치 불확실성 해소와 반도체 호조, 민간소비 회복이 성장세를 이끌겠지만, 대외 수요 둔화와 글로벌 교역 불확실성이 완전한 회복의 제약 요인으로 지목됐다.
14일 무디스는 ‘글로벌 거시경제전망 2026~2027’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제시했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반도체 중심의 순수출 개선과 정책금리 인하에 따른 금융여건 완화가 경제활동을 지지하고 있으나, 미·중 갈등 심화와 글로벌 기술 규제 확산이 한국 제조업의 구조적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분석했다.
물가는 안정권에 들어섰다고 평가됐다. 무디스는 한국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올해와 내년 모두 2.0% 수준에서 움직일 것으로 전망했다. 에너지·식품 가격 변동성이 완화된 데다, 국내 수요 회복 속도도 과열되지 않아 중기적 물가 위험은 제한적이라는 설명이다. 다만, 서비스 물가의 점진적 상승과 임금 압력 확대는 물가 하방을 방어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보고서는 한국은행의 통화정책 기조에 대해 “물가가 목표 수준에 근접했고 성장률 반등 조짐이 나타나고 있으나, 글로벌 금리 변동성에 민감한 한국 특성상 완만한 속도의 추가 인하가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실제로 한은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올 상반기까지 네차례에 걸쳐 총 100bp 금리인하를 단행하면서 점진적 완화 경로를 선택하고 있다.

미국은 소비와 인공지능(AI) 투자 덕에 완만한 성장세가 유지되겠지만, 노동시장 약화와 정책 불확실성은 하방 위험으로 지목했다. 중국은 내수 부진과 구조개혁 영향으로 성장률이 내년 4.5%, 2027년 4.2%로 둔화될 것으로 전망됐다. 유럽은 생산성 정체와 정치 불확실성으로 ‘저성장 고착’을 면하기 어렵다고 봤다.
무디스는 “글로벌 교역 구조가 미·중 디커플링을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중간재·기술 중심의 한국 수출은 지속적인 압력을 받을 수 있다”며 “다만 AI·반도체 수요는 중장기적으로 한국의 회복력을 뒷받침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