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관리도 인공지능 시대…60개국 몰린 KIWW[AI가 이끄는 물의 미래]

'대한민국 국제물주간 2025' 12~15일 대구서 개최
홍수대응부터 정수장까지…국제사회에 AI 성과 공유

▲13일 대구 엑스코에서 '대한민국 국제물주간(KIWW) 2025' 개막식이 열리고 있다. (기후에너지환경부)

기후위기와 첨단기술의 빠른 발전이 맞물린 물의 불안정. 이미 인류의 삶 전반에 깊이 스며든 인공지능(AI)은 물관리에도 예외가 없다. 홍수 예보부터 정수장 관리까지 AI가 맡는 시대. 12일부터 15일까지 대구 엑스코에서 열리는 '대한민국 국제물주간(Korea International Water Week·KIWW) 2025'에 국제사회 이목이 쏠린 배경이다. 올해로 10주년을 맞은 KIWW의 주제는 이런 시대상을 반영한 '물의 미래를 함께 여는 스마트 혁신'. 전 세계 60여 개국 물관리 관계자가 한 자리에 모여 물의 AI 대전환 현주소를 살폈다.

기후에너지환경부, 대구시, 한국수자원공사, 한국환경공단이 공동 주최하고 사단법인 한국물포럼이 주관한 KIWW는 2015년 제7차 세계물포럼의 성과를 계승해 2016년부터 매년 열리는 국내 최대 규모의 물 분야 국제 행사다. 캄보디아, 카자흐스탄, 케냐 등 개도국을 비롯한 각국 장·차관 등 물 분야 고위급 인사를 포함해 60여 개국, 1만2000여 명이 KIWW에 참석할 것으로 추산된다.

올해 KIWW 슬로건 '스마트 혁신'의 해법으로는 물관리 AI 대전환(AX)이 제시됐다. 홍수 등 기후위기 심화, 수도 인프라 노후화와 첨단산업 발전에 따른 산업용수 등 물 수요가 급증하는 가운데 이미 AI는 이런 물 위기에 대응할 핵심 수단으로 떠올랐다. 금한승 기후부 1차관은 KIWW 개막식에서 "스마트 혁신으로 기후위기에 대응해야 한다"며 "해법은 예측, 생산, 공급 등 물흐름 전 과정에서 AI를 활용해 안전성·효율성을 증대하는 AI 대전환"이라고 말했다.

국제적으로도 미국은 노후 상수관망 파손을 AI로 사전 예측해 유지·보수 효율성을 높였고, 네덜란드는 AI 해수면 예측으로 방조문 개폐 관리를 하는 등 AI 물관리 기술·산업은 빠르게 확장하는 추세다. 물관리 전략컨설팅 기업 블루필드리서치에 따르면 디지털 물시장의 연평균 성장세 전망치는 8.8%로, 전통적 물시장(2.9%)의 약 3배, 2030년 시장 규모는 552억 달러(81조 원) 수준으로 전망된다.

이런 흐름 속에서 올해 KIWW는 우리나라가 적용한 고강도 물관리 AI 전환 성과를 국제사회와 공유하는 역할도 했다.

대표적으로 기후부는 홍수 취약 하천에 수위관측소를 대규모 설치 후 예보에 필요한 수문자료를 AI로 분석해 특보 발령을 지원하는 AI 홍수 예보를 작년 세계 최초로 실시했다. 이는 12일 KIWW 계기의 한-카자흐스탄 AI 홍수 예보 협력 양해각서(MOU) 체결로 이어졌다.

수자원공사의 AI 정수장이 세계 최초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글로벌 품질 인증 'BDN'(Blue Dot Network)을 획득한 것도 핵심적인 성과다. BDN 인증은 지속가능성, 경제성, 환경·사회적 책임 등 국제 기준을 충족한 인프라에 부여되며 전 세계 투자자와 공공기관 등이 '신뢰할 수 있는 인프라'를 선별할 때 참고하는 주요 지표로 쓰인다.

AI 정수장은 정수 처리 전 과정을 AI·빅데이터로 운영해 △휴먼 에러(인적 오류) 최소화 △에너지·약품 사용 절감 △안정적 수돗물 생산·공급 등을 구현했다. 정수장 전 공정을 AI 스스로 학습·운영하는 정수장을 구현한 것은 세계 최초 사례다. BDN 인증식은 이번 KIWW와 연계해 12일 개최됐다. 문숙주 수자원공사 수도부문장은 "이번 BDN 인증은 우리의 AI 물관리 기술이 국제사회로부터 공신력과 투자 경쟁력을 모두 인정받은 상징적 성과"라고 말했다.

▲금한승 기후에너지환경부 제1차관(오른쪽)이 12일 대구 엑스코 'KIWW 2025' 전시장을 둘러보고 있다. (기후에너지환경부)

이 외에도 댐관리·해수담수화·초순수 기술 등이 특별세션, 포럼, 경연대회 등의 형식으로 공유됐다. 행사 기간 진행되는 물산업 전시회에서는 71개 기업·기관이 다양한 AI 혁신기술·제품 등을 선보였다.

이 중 한국수자원조사기술원(KIHS)은 위성·AI를 활용한 디지털수문관측체계, 하천유량 측정 시스템 고도화 등을 홍보했다. 이충대 KIHS 기획경영본부장은 본지에 "그동안 축적한 자료에 AI를 접목해 하천 단면이나 식생, 유량 등의 변화를 빠르게 계산하고 있다"며 "정확도를 더 높이기 위해 계속 AI를 훈련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AI 물산업 강화를 위한 고삐를 더욱 죄고 있다. 물관리 AI 전환이 국제적 대세로 부상하며 관련 시장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만큼 국가 지원이 뒤쳐져선 안 된다는 판단이다. 이를 위해 AI 물산업 소부장(소재·부품·장비)부터 설계·운영까지 전 밸류체인을 동시 육성해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할 계획이다. 하수·폐수처리, 수질관리, 해수담수화 플랜트 등 물관리시설의 스마트 기술 접목을 지원해 물관리 기획부터 AI 도입을 유도하는 한편 AI 물산업 공급망 구축을 위해 관련 소부장 기업의 사업화를 뒷받침할 예정이다.

앞서 정부는 '으뜸 물기업 발굴 로드맵'을 통해 국산화가 시급하고 경쟁력을 갖춘 핵심 사물인터넷(IoT) 소부장 20개 품목을 선정했다. 내년에는 고·저압분리막, 자외선소독기 등을 지원한다. 또한 대구 국가물산업클러스터 실증화시설에 AI·DT(데이터센터) 실증기능을 추가해 AI 기반 원격제어 등 신기술 실증을 지원할 계획이다.

이번 행사를 일선에서 지휘한 김효정 기후부 물이용정책관(국장)은 "우리 기업들이 기후위기 최전선에서 나타나는 물 문제를 해결하면서 성장할 수 있도록 AI 전환 등을 지속적으로 돕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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