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완성차 업계의 자율주행 경쟁이 다시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현대자동차와 테슬라가 각각 미국과 한국에서 기술 상용화 속도를 높이며 시장 주도권 확보에 나선 모습이다.
16일 현대자동차에 따르면 구글의 자율주행 자회사 웨이모(Waymo)의 6세대 자율주행 기술이 적용된 현대차 아이오닉5가 미국 실제 도로에서 수동 테스트를 시작했다. ‘웨이모 드라이버(Waymo Driver)’로 불리는 이 시스템은 기존 대비 카메라·라이다 수를 효율적으로 줄인 대신 감지 거리와 인식 성능을 높인 것이 특징이다. 악천후 대응 성능을 강화하고 외부 소리를 인식하는 EAR 시스템도 개선됐다.
아이오닉5는 웨이모 플릿(Fleet)에 합류해 향후 로보택시 운영을 위한 기술 검증을 이어간다. 차량은 현대차그룹의 미국 조지아주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에서 조립될 예정이다. HMGMA에선 현재 아이오닉5와 아이오닉9을 생산하고 있다.
호세 무뇨스 현대차 사장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아이오닉5는 웨이모 차량에 합류해 고객에게 자율주행 차량 호출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며 "더 안전하고 편리한 자율주행 이동 서비스를 더 많은 사람에게 제공하기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의 주요 이정표"라고 설명했다.

테슬라도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테슬라코리아는 공식 엑스(X) 계정을 통해 완전자율주행(FSD) 감독형 서비스를 국내에 도입할 예정이라고 공지했다. 회사가 한국 시장 내 FSD 출시 계획을 공식화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다만 블로그를 통해 “정확한 국내 출시 시기는 미정”이라며 "차대번호가 5 또는 7로 시작하고, 하드웨어(HW) 버전 4.0 이상, 여기에 FSD(감독형)이 귀속된 차량만 사용 가능하다"고 조건을 제시했다.
현대차와 테슬라의 움직임은 글로벌 수입차 시장에서 전기차와 자율주행 기술 경쟁이 더욱 격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10월 수입 승용차 신규등록 2만4064대 가운데 전기차는 6922대로 전체의 28.8%를 차지했다. 테슬라는 같은 기간 4350대를 등록해 BMW·메르세데스-벤츠에 이어 3위를 기록했다. 특히 모델 Y 롱레인지가 2424대로 월간 베스트셀링카 1위를 차지하는 등 존재감을 이어갔다.
업계에서는 현대차와 웨이모의 협력이 본격화되면서 한국 자동차 기업의 자율주행 경쟁력이 한층 강화될 것으로 기대한다. 동시에 테슬라의 FSD 상륙 예고는 국내 완성차와 IT업계 전반에 기술 경쟁 압박을 가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자율주행 상용화는 전기차 시장 판도를 다시 흔들 분수령"이라며 “각국 규제·도로 인프라·데이터 확보 수준에 따라 완성차 기업들의 기술 격차도 달라질 것”이라고 분석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