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샤라 대통령의 알카에다 연계 이력 부담 느낀 듯
트럼프 행정부, ‘시저법’ 통한 제재 180일 유예 발표
관계 개선으로 이스라엘 안보 강화·이란 고립 심화 노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아메드 알샤라 시리아 대통령과 기자회견 없는 조용한 정상회담을 진행했다.
10일(현지시간) BBC, 가디언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알샤라 대통령과 2시간가량 회담을 가졌다. 다만 알샤라 대통령이 백악관에 방문한 것과 회담을 가진 것 모두 언론에는 비공개됐다.
시리아 대통령이 워싱턴 D.C. 백악관을 방문한 것은 1946년 건국 이후 이번이 첫 사례다.
BBC는 외국 정상과 백악관 회담을 진행하면 길면 약 1시간 동안 언론에 공개하며 기자들의 질문을 받아온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회담을 비공개로 진행한 것은 알샤라 대통령의 알카에다 관련 이력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현재 알샤라 대통령은 미국에 협력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지만 과거 2001년 9·11테러를 일으킨 알카에다와의 연결고리가 있는 인물이라 트럼프 대통령이 그를 환대하는 모습을 공개적으로 보여줄 경우 미국인들이 위화감을 느낄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한 것으로 보인다.
알샤라 대통령은 2011년부터 2016년까지 알카에다 연계 조직 ‘누스라 전선’을 창설했지만 2016년 알카에다와 결별했다.
이후 시리아 북부에 있는 4개 반군 조직을 통합해 이슬람 무장단체 ‘하야트 타흐리르 알샴(HTS)’을 결성한 후 지난해 12월 시리아를 장기간 통치한 바샤르 알아사드 전 정권을 축출하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수행한 바 있다.
가디언은 이러한 이력을 보유하고 있는 알샤라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과 미국에서 만난 것은 수십 년간 국제 제재를 받아온 시리아가 미국 등 서방 세력과 협력 및 개방을 시작하겠다는 상징적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정상회담 소식을 들은 기자들의 질문에 “시리아는 중동에서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국가로 이스라엘이 시리아를 비롯한 (중동 국가) 모두와 잘 지낼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가자전쟁 휴전 중재를 계기로 이스라엘과 주변 이슬람 국가 간의 관계 정상화 협정인 ‘아브라함 협정’ 대상국 확대를 원하고 있다. 그 연장 선상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서방과의 관계 개선에 적극 나서고 있는 시리아를 포용함으로써 이스라엘의 안보에 도움을 주고 이란을 더욱 압박하는 효과를 노리는 것으로 보인다.
또한 미국은 국제사회의 장기간 제재와 내전으로 피폐해진 시리아 재건 사업 촉진을 위해 이번 회담에서 ‘시저 시리아 민간인 보호법(시저법)’에 따른 제재 부과를 180일간 유예하겠다고 발표했다.
시저법은 2019년 발효된 것으로 시리아 정부, 군대, 금융기관 등과 거래한 제3국 기업과 개인에 대해 미국이 2차 제재를 부과하는 법이다. 이 법은 건설·에너지·항공·금융 등 주요 분야의 국제 거래를 차단해 정권 고립은 물론 재건 사업 진행도 사실상 멈추게 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발표 자료를 통해 “시저법의 일부 제재 집행을 정지하는 방법으로 시리아에 대한 지속적인 제재 완화 의지를 밝혔다”고 설명했다.
이에 시리아 측은 “극단주의 무장단체인 이슬람국가(IS) 소탕을 위한 미국 주도의 국제 연합체에 협력하기로 했다”며 “이는 테러와 싸워 역내 안정을 지원하겠다는 시리아의 의지이기도 하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