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회 서울국제프라이드영화제, 연대와 공동제작 강화하는 안건 채택

제15회 서울국제프라이드영화제(SIPFF) 기간 열린 아시아-태평양 프라이드영화제 연맹(APQFFA) 총회가 성황리에 마무리됐다. 7일부터 8일까지 열린 이번 총회에는 한국을 비롯해 미국, 오스트레일리아, 뉴질랜드, 일본, 베트남, 대만, 홍콩, 인도, 파키스탄, 미얀마 등 11개국 영화제가 참여했다.
11일 SIPFF 측은 "이번 APQFFA 총회를 통해 서울이 아시아 퀴어영화의 실질적 중심으로 부상했음을 보여줬다"라며 개최 의미를 밝혔다.
특히 7일 열린 총회에는 아태 지역의 성소수자 영화제 연대체 관계자들이 참여해 전 세계적으로 확산하고 있는 영화제 예산 삭감 문제와 함께 퀴어영화의 저변 확대에 관한 의견을 교환했다.
이날 참석한 오석근 전 영화진흥위원장은 축사를 통해 "영화는 서로를 이해하는 가장 오래된 언어이며 서울이 아시아 퀴어영화의 중심이 된 것은 다양성과 포용의 확장을 의미한다"라고 말했다.
이어진 기자 간담회에는 호주 퀴어스크린 영화제의 벤슨 우, 호놀룰루 레인보우영화제의 딘 해머, 홍콩 레즈비언-게이 영화제의 레이 영 등이 함께 대담자로 참석했다.
딘 해머는 "이제 퀴어영화는 독특함이 아니라 보편성의 언어로 더 많은 관객과 소통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커밍아웃 후 퀴어의 인생이 어떻게 흘러가는지 등 보편성을 강조한 서사를 역설했다.
레이 영은 "홍콩의 성소수자 인식은 진전됐지만, 정치적 퇴행은 여전하다. 이런 시대일수록 국제 연대가 예술의 숨통을 틔운다"라고 전했다.

아시아에서 유일하게 동성결혼이 법제화된 대만의 팅칭위 대만국제퀴어영화제 집행위원장은 "많은 사람이 퀴어 영화를 더 보러 가게 하기 위해서는 퀴어 시네마를 재정의하는 것도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이날 참석한 영화제 관계자들은 세계적으로 확산하는 정치적 우경화와 영화 산업의 침체 속에서도 퀴어영화의 존재 이유와 사회적 의미를 재확인하고, 연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협력과 공동제작을 통해 아태 지역 퀴어영화의 생태계를 강화하기로 뜻을 모았다.
8일에는 총회의 본회의가 열려 지난 10년간의 연맹 활동을 평가하고, 향후 10년을 위한 실질적 행동 계획이 논의됐다. 우선 튀르키예의 '핑크 라이프 퀴어 페스트' 등에도 연맹 가입을 공식 제안하는 등 연맹이 아태 지역을 넘어 서아시아까지 연대의 지평을 넓히는 데 합의했다.
아울러 매년 2월 중순 베를린국제영화제 기간 중 정례 회의를 개최해 연간 공동 의제와 차기 총회 개최국을 확정하기로 했다.
김조광수 집행위원장은 "서울에서 열린 이번 총회는 아시아-태평양 프라이드영화제 연대의 전환점이자 서울이 아시아의 중심지로 부상했음을 보여주는 사건"이라며 "이제 연대는 선택이 아니라 생존의 조건이다. 서울에서 시작된 이 흐름이 아시아의 다양한 목소리를 세계로 확장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