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 4종 세트’ 한 곳에서…통합 육아 플랫폼 첫발 [區석區석-양천구 보육타운]

▲서울 양천구 보육타운 전경. (사진제공=양천구)

11월 초겨울 날씨에도 개관식을 앞둔 서울 양천구 보육타운 앞은 아이의 손을 잡은 부모와 지역 관계자들로 북적였다. 30년 넘은 낡은 구립 어린이집이 있던 자리에 보육·돌봄·체험 기능을 한데 모은 지하 2층~지상 5층(연면적 4569㎡) 규모의 양천구 첫 통합 보육 시설이 문을 여는 순간이었다.

서울 양천구가 '아이 키우기 좋은 도시'의 핵심 인프라로 야심 차게 준비한 '양천구 보육타운'이 6일 정식 개관했다. 이날 현장에는 이기재 양천구청장을 비롯해 지역구 황희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구의원, 지역 주민이 참석해 양천구 최초 '통합형 보육 플랫폼' 탄생을 축하했다.

▲6일 서울 양천구 보육타운 개관식 모습. (사진=정용욱 기자 dragon@)

강경연 양천구청 보육정책과장은 이날 개관식에서 "보육타운 자리에 있던 옛 건물은 1989년에 개원해 30년 이상 지나 구조 보강이 시급했고, 관내 육아 시설이 분산돼 불편이 컸다"며 새 보육타운 추진 배경을 설명했다. 강 과장은 이어서 "이에 낡은 시설을 개선하고 보육·돌봄·교육 인프라를 한곳에 모아 이용 편리성과 효율성을 높이고자 총 240억 원의 사업비를 투입해 완공했다"고 말했다.

보육타운은 이름대로 한 건물에 '육아 4종 세트'를 품고 있었다. 1~2층에는 밤샘 긴급돌봄까지 가능한 '구립 어린이집'과 어르신들을 위한 '경로당'이, 3층에는 초등학생의 방과 후 돌봄을 위한 '키움센터'와 '요리체험실'이 자리했다. 4층은 0~3세 전용 '서울형 키즈카페'와 '장난감도서관', 5층은 '육아종합지원센터'와 '시간제 보육실' 등으로 구성됐다.

▲서울 양천구 보육타운 프로그램실에서 부모와 아이들이 체육 활동을 하고 있다. (사진=정용욱 기자 dragon@)

개관식 당일 둘러본 시설 내부는 부모들과 아이들의 활기로 가득했다. 3층 요리체험실에서는 프로그램에 참여한 부모와 아이들이 케이크를 만들고 있었다. 딸과 함께 참여한 한 40대 남성은 직접 만든 케이크를 들고 귀가하며 "딸 아이가 너무 좋아한다. 시설도 좋고 프로그램도 알차다"고 말해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4층 장난감도서관 역시 다양한 연령대가 쓸 수 있는 장난감과 교구들로 가득했다. 개관을 맞아 손자와 함께 방문한 한 70대 여성은 "근처에 사는데 오늘 손자와 함께 장난감 도서관에 와봤다"며 "새로 지은 곳이라 내부도 좋고, 집과 가까워 자주 이용할 것 같다. 집 주위에 이런 시설이 생겨서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이 구청장은 이날 개관 축사를 통해 "보육타운은 양천구 보육과 관련한 4종 세트가 다 들어와 있는 모델"이라며 "앞으로 운영을 잘해 이곳이 지역 주민뿐 아니라 양천구 전체의 '보육 타운'을 넘어 '보육 컨트롤 타워'로서의 역할을 하도록 알차게 운영하겠다"고 설명했다.

▲이기재 양천구청장이 6일 보육타운 개관식에서 인삿말을 하고 있다. (사진=정용욱 기자 dragon@)

이날 개관식 후 만난 이 구청장은 저출생 문제 해결을 위해 '보육 환경 조성'과 '심리적 두려움 해소'를 최우선으로 꼽았다. 이 구청장은 '양천구의 육아 정책을 소개해달라'는 물음에 "젊은 층이 아이를 낳아도 보육 환경이 잘 돼 있으면 부담이 덜할 것"이라며 "어린이집, 키움센터, 키즈카페 등은 역할이 다 다르므로 '한 동에 하나'씩 건설하는 수준으로 접근성을 높이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

그러면서 "핵가족 시대에 부모들이 아이 키우는 것에 막연한 두려움을 갖지 않도록 하는 것이 구의 역할"이라며 "육아 종합지원센터를 통해 부모 교육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24시간 돌봄 체계'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이 구청장은 "실제로 밤샘 돌봄을 요청하는 건수가 아주 많지는 않지만, '무슨 일이 생기면 맡길 곳이 있다'는 사실 자체가 부모에게는 든든한 울타리이자 심리적 보루가 된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220여 개 어린이집과 협약된 영유아 24시간 돌봄 체제를 초등학생까지 확대할 계획"이라고 부연했다.

이에 양천구는 우리동네 키움센터 9곳과 운영협약을 체결하고 12월까지 초등학생 밤샘 돌봄 시스템을 구축해 2026년 1월부터 ‘양천형 밤샘 긴급돌봄 키움센터’ 운영에 들어간다. 지역별 수요를 고려해 △목동권역 키움2호(목2동) △신정권역 키움6호(신정1동) △신월권역 키움7호(신정3동) 등 3개소를 밤샘 긴급돌봄 키움센터로 지정하고, 밤 8시부터 다음 날 아침 8시까지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이 밖에 이 구청장은 보육 시설 확대를 위해 서울시의 정책 협조도 당부했다. 이 구청장은 "재개발·재건축 시 기부채납되는 토지에 보육 시설을 넣을 수 있도록 시가 기부채납 시설 활용 권한을 구에 과감히 넘겨줘야 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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