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부터 상류 사회까지 계급 이동 그려
한국계 미국 작가 수전 최 수상은 불발

올해 영국 최고 권위의 문학상인 부커상은 캐나다계 영국 작가 데이비드 솔로이의 작품 '플레시(Flesh)'에 돌아갔다. 최종 후보에 올라 수상이 기대됐던 한국계 미국 작가 수전 최 수상은 아쉽게도 불발됐다.
10일(현지시간) 가디언 등에 따르면 부커상 심사위원단은 이날 저녁 영국 런던 올드 빌링스게이트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올해 수상작으로 '플레시'를 호명했다. 헝가리 출신 청년이 수십 년 동안 전쟁부터 런던 상류 사회까지 이어지는 계급 이동을 그렸다. 개인의 선택과 욕망ㆍ계급ㆍ권력ㆍ정체성의 문제를 다룬 작품이다.
수상 작가 솔로이는 캐나다에서 태어나 영국에서 자랐고, 현재는 오스트리아에 거주 중이다. 옥스퍼드대를 졸업하고 금융 부문에서 일한 이력이 있다. '플레시'는 그의 6번째 장편이다.
솔로이는 수상 소감에서 "이 책을 쓰는 게 쉽지 않았고 압박에 현명하게 대처하지 못했다"며 "소설은 미학적, 형식적, 심지어 도덕적 위험을 감수할 수 있다. 소설 공동체가 위험을 받아들이는 것은 중요하다"고 말했다.
아일랜드 작가 로디 도일 심사위원장은 이 책에 대해 "어두운 책이지만 우리는 모두 즐겁게 읽었다"며 간결한 문체, 여백의 활용, 절제된 대화 등 독특한 창작을 높이 평가했다. 심사위원단이 "이런 작품은 읽어본 적이 없다"며 만장일치로 수상작으로 결정했다고도 덧붙였다.
올해 부커상에는 총 153편이 출품됐다. 이 가운데 최종 후보 6편에 한국계 미국 작가 수전 최의 '플래시라이트(Flashlight)'가 포함됐다. 다만 아쉽게도 수상은 불발됐다. 플래시라이트는 재일교포 석, 그와 결혼한 미국인 아내 앤, 그들의 딸 루이자가 동아시아 격동기 태평양을 넘나들며 겪는 수십 년 세월을 그린 장편 소설이다.
영문학 최고 권위의 상으로 꼽히는 부커상은 영국과 아일랜드에서 출간된 영어 소설을 대상으로 한다. 해외 작가와 그 번역자를 대상으로 한 인터내셔널 부커상도 있다. 수상자에게는 5만파운드(약 9600만 원) 상금이 수여된다. 앞서 노벨문학상을 받은 작가 한강이 지난 2016년 '채식주의자'를 통해 인터내셔널 부커상을 받은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