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중간재 의존도, G7보다 높다…“무역 분쟁 시 생산 차질 우려”

수출입 중간재 비중 각각 67.6%·50.5%, G7 평균 웃돌아
주요 수출품 ‘메모리·프로세서·석유제품’ 등 중간재 중심
경총 “무역의존도 높아 공급망 충격에 더 취약”

한국의 중간재 수출입 비중이 주요 7개국(G7)보다 높아 글로벌 무역 분쟁이 발생할 경우 생산 차질 위험이 더 크다는 분석이 나왔다. 반면 수출국 다변화는 진전된 것으로 평가됐다.

9일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가 발표한 ‘우리나라 중간재 수출입 집중도 국제 비교와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전체 수출에서 중간재가 차지하는 비중은 67.6%, 수입은 50.5%였다. 이는 영국(수출 57.1%·수입 45.7%), 미국(53.6%·41.6%), 일본(53.5%·41.6%), 독일(48.5%·48.9%) 등 G7 국가보다 모두 높은 수준이다.

경총은 “한국은 소재·부품을 수입해 반도체, 이차전지, 석유제품 등 중간재로 가공해 수출하는 산업 구조를 갖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한국의 수출 상위 3대 품목은 메모리(720억달러), 프로세서·컨트롤러(359억달러), 석유제품(347억달러)로 모두 중간재였다.

반면 G7 국가는 독일·일본의 자동차, 프랑스의 항공기, 미국·캐나다의 석유, 유럽 주요국의 의약품 등 최종재나 1차 산품 중심의 수출 구조를 보였다.

하상우 경총 경제조사본부장은 “한국은 무역의존도가 높고 최종재보다 중간재 교역에 더 크게 의존하는 특성이 있다”며 “주요국의 핵심 소재·부품 수출 통제나 제3국 간 무역 분쟁 시 생산 차질을 겪을 위험이 상대적으로 높다”고 지적했다.

한국의 중간재 교역은 특정 국가에 편중돼 있지만, 최근 몇 년 새 다변화 움직임도 뚜렷하다.

중간재 수출·수입 국가 집중도는 각각 1007포인트, 1126포인트로 G7 가운데 캐나다 다음으로 높았다. 다만 수출국 집중도는 2019년 1164포인트에서 하락했다.

주요 수출국 비중은 중국(23.7%), 미국(14.2%), 베트남(8.9%), 홍콩(6.8%) 순이며, 수입은 중국(27.7%), 일본(10.1%), 미국(9.7%), 대만(8.6%)이 뒤를 이었다. 특히 중국 수출 비중이 5년 새 4.6%포인트 감소하고 미국은 3.6%포인트 증가했다. 경총은 “대미 직접투자 확대에 따른 현지 중간재 조달이 늘어난 영향”이라고 분석했다.

한국의 중간재 교역은 품목 측면에서도 편중이 심화됐다. 수출 품목 집중도는 419포인트, 수입은 300포인트로 모두 G7 국가 중 영국 다음으로 높았다.

수출 비중은 메모리(15.6%), 프로세서·컨트롤러(7.8%), 석유제품(7.5%) 순으로, 특히 메모리와 프로세서·컨트롤러의 비중은 각각 1.7%포인트, 2.4%포인트 상승하며 전체 집중도 확대를 이끌었다.

하 본부장은 “미국 관세 정책, 보호무역 확산, 미·중 갈등 같은 요인으로 인한 수출 감소와 공급망 차질을 최소화하기 위한 전략이 필요하다”며 “수출시장·수입선 다변화와 기술 역량 강화, 국내 생산기반 확충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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