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대륙 편견 깨고 新 와인명가 도약”⋯뉴질랜드 ‘크래기 레인지’

평론가 연이은 호평에 뉴질랜드 와인 명가로 도약
‘글로벌 톱티어’ 에미레이트항공 퍼스트클래스 납품
고급스러운 화이트와인 강점⋯싱글 빈야드 고집

▲마크 컨리프 크래기 레인지 비즈니스 매니저가 크래기 레인지 와이너리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연희진 기자)

신대륙의 와이너리라는 것을 믿을 수 없다

미국 와인 평론가 로버트 파커(Robert Parker)가 극찬한 '크래기 레인지'가 최근 글로벌 와인시장에서 강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크래기 레인지는 화이트와인에서 강점을 보이는 뉴질랜드 와인 가운데서도 완성도 높고 균형감이 뛰어난 와인이라는 평가가 높다. 근래에는 신대륙 와인이라는 틀을 깨고 전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8일 와인업계에 따르면 1988년 설립된 크래기 레인지는 비교적 짧은 역사에도 글로벌 와인 명가로 빠르게 자리를 잡고 있다. 세계적으로 영향력이 있는 와인 평론가 제임스 서클링(James Suckling)에게 호평을 받는가 하면 글로벌 와인 평가 지표로 손꼽히는 평론지 ‘와인 스펙테이터’와 ‘와인 엔수지에스트’에서도 높은 점수를 획득하며 유명세를 떨치고 있다.

▲크래기 레인지 테 무나 로드 소비뇽 블랑(왼쪽)과 크래기 레인지 김블렛 그래블 빈야드 샤도네이 (사진제공=금양인터내셔날)

뉴질랜드 와이너리인 크래기 레인지는 미국 출신 오너가 가족 소유 와이너리로 운영하고 있다. 타국에서 와이너리를 일구는 사례는 세계적으로도 흔하지 않다. 크래기 레인지를 운영하는 테리(Terry)와 피보디(Peabody)는 뉴질랜드의 유산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가족들이 소유권을 유지할 수 있도록 와이너리를 판매하는 것을 금지하는 1000년 신탁을 설립했다.

▲크래기 레인지 테 무나 로드 소비뇽 블랑(왼쪽)과 크래기 레인지 김블렛 그래블 빈야드 샤도네이. (사진=연희진 기자)

크래기 레인지는 뉴질랜드에서 처음으로 싱글 빈야드 방식(단일 구획 포도밭에서 생산된 포도만 사용)을 추구하며 품질에 방점을 찍었다. 대표 와이너리는 ‘테 무나 로드’와 ‘김블렛 그래블스’다. 뉴질랜드 북섬 마틴버러에 위치한 테 무나 로드는 남극 등에서 불어오는 바람과 높은 고도, 개방적인 위치가 쌀쌀한 봄을 만들고, 봄과 초여름에 포도 형성을 조절해 과실의 집중도를 높인다. 이런 환경이 테 무나 로드에서 생산되는 와인에 드라이함을 불어넣었다. 화산재와 진흙으로 구성된 토양은 복합적인 테루아를 형성해 소비뇽 블랑 재배에 최적화됐다.

‘크래기 레인지 테 무나 로드 소비뇽 블랑’은 소비뇽 블랑 100%로 만들어졌다. 2023년 빈티지가 와인 스펙테이터에서 94점을 받으며 그 해 소비뇽 블랑 가운데 최고점을 획득했다. 직접 마셔본 2024년 빈티지는 부드럽고 상쾌한 맛이 특징이었다. 산뜻한 산미와 꽃향, 드라이허브 아로마 등을 느낄 수 있었다. 수확량의 10%가 수작업으로 수확됐고, 스테인리스 탱크와 프렌치 오크를 사용해 발효를 진행해 복합적인 맛의 매끄러운 레이어링이 느껴졌다.

▲크래기 레인지 김블렛 그래블 빈야드 샤도네이를 따르고 있다. (사진=연희진 기자)

김블렛 그래블스는 뉴질랜드 북섬 혹스베이에서 고대 강바닥에 있어 경사암으로 이뤄졌으며 자갈이 많다. 땅 표면에 깔린 자갈은 낮에는 햇볕을 흡수하고 열을 저장한 다음, 밤에 열을 방출해 비교적 기온이 따뜻하다. 자갈로 이뤄진 토양 구조는 비가 올 때 배수가 원활하다. 따뜻한 땅이 포도가 익는 것을 돕고 척박한 토질로 포도의 성장을 통제하는 것이다.

독특한 미네랄과 자갈이 많은 김블렛 그래블스에서 만들어진 대표 와인은 ‘크래기 레인지 김블렛 그래블 빈야드 샤도네이’다. 샤르도네 100%로 만들어진 화이트와인으로 2022년 빈티지가 에미레이트 항공 퍼스트클래스와 비즈니스클래스에 납품됐다. 마크 컨리프 크래기 레인지 비즈니스 매니저는 “대부분 버건디 샤르도네 최상위권만 납품돼 이례적인 사례로 화제를 모았다”고 설명했다.

2023년 빈티지로 직접 시음한 이 와인은 연한 라임빛에 섬세하고 깔끔한 맛을 느낄 수 있었다. 특유의 미네랄을 명료하게 느낄 수 있고, 미세하게 쌉쌀한 끝맛이 깊은 여운을 남겼다. 세련된 산미가 균형을 이뤄, 산도가 있는 와인을 즐기지 않는 사람에게도 추천할 만하다. 100% 손수 수확한 포도로 만들어졌으며 25%는 새 오크를 사용해 나무향 등 풍미를 더하고 산도 밸런스를 맞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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