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주요 건설사들이 올해 3분기까지 일제히 매출 감소를 겪은 가운데 수익성에선 희비가 엇갈렸다. 삼성물산은 대형 프로젝트 공백으로 이익이 급감한 반면, DL이앤씨·GS건설·HDC현대산업개발은 원가율 개선과 선별 수주 전략을 통해 수익성을 끌어올렸다.
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주요 상장 건설사 6곳(삼성물산·현대건설·대우건설·DL이앤씨·GS건설·HDC현대산업개발)의 올해 3분기 누적 매출 총합은 전년 동기 대비 13.5% 감소한 57조7440억 원으로 집계됐다.
삼성물산은 매출 10조1050억 원으로 전년 대비 32.5% 감소해 가장 큰 폭의 감소세를 보였다. 대우건설은 6조3406억 원으로 19% 넘게 줄었고 현대건설은 23조28억 원으로 9.5% 감소했다.
반면 DL이앤씨, GS건설, HDC현대산업개발은 상대적으로 방어했다. DL이앤씨는 5조7066억 원으로 전년(5조8796억 원) 대비 2.9% 줄었으며 GS건설과 HDC현대산업개발은 각각 0.1%, 0.3% 감소에 그치며 낙폭이 미미했다.
대형 건설사의 매출 감소에는 공통적으로 국내 주택 분양 부진과 대형 프로젝트 공정 지연이 영향을 미쳤다. 특히 지방 미분양 부담이 장기화되는 가운데 분양 일정이 늦어지면서 주택 부문 매출이 위축됐다는 분석이다. 일부 대형 현장은 이미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 반면, 신규 착공은 본격화되지 않아 분기 내 매출 공백이 발생한 점도 실적 하락의 원인으로 지목된다.

매출은 전반적으로 줄었지만 수익성에선 희비가 엇갈렸다. 가장 눈에 띄는 성과를 낸 곳은 DL이앤씨다. 이 회사는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이 3239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3.2% 급증하며 6개 건설사 중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3분기 단독 기준으로도 1168억 원을 올리며 2분기에 이어 두 분기 연속 1000억 원대를 유지했다. 원가율이 87.5%로 전년보다 1.6%포인트 개선됐고 특히 주택부문 원가율은 92.3%에서 82.6%로 9.7%포인트나 낮아졌다.
DL이앤씨는 “효율적 사업관리와 리스크 관리 강화가 전사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졌다”며 “앞으로도 선별 수주와 안정적 재무구조를 바탕으로 성장 기반을 확고히 할 것”이라고 밝혔다.
GS건설도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이 3809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5% 급증했다. 원가율이 높은 현장이 마무리되고 플랜트·인프라 부문의 이익률이 회복되면서 전체 사업부의 원가 안정이 이뤄졌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영업이익이 2073억 원으로 전년 대비 45% 이상 늘었다. 자체사업 준공 매출이 반영되면서 수익성이 크게 개선됐다. 불확실한 분양시장 속에서도 고이익 사업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재편한 결과라는 분석이다.
현대건설과 대우건설은 전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거나 소폭 늘었다. 현대건설은 영업이익 5342억 원으로 전년 대비 4.2% 증가했다. 대우건설도 영업이익 2901억 원으로 2.9% 늘었다.
반면 삼성물산은 영업이익이 3880억 원으로 전년 8560억 원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평택 P3, 하이테크 등 대형 프로젝트 종료로 매출 공백이 발생했고 신규 공정 착수 전환이 늦어 이익 축소가 불가피했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하이테크 중심의 대형 프로젝트 종료에 따라 일시적으로 실적이 둔화했지만 향후 신규 수주 확대와 글로벌 사업 다변화를 통해 수익성 개선을 이어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