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모녀 참변’ 음주운전자 구속…“도주 우려”

일본 언론도 주목…음주운전 적발 건수 일본 6배

▲서울 도심에서 일본인 관광객 모녀를 들이받아 이들 중 어머니인 50대 여성을 숨지게 한 음주운전자 서모씨가 5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음주 상태에서 차량을 몰아 일본인 관광객 모녀를 치어 이중 모친인 50대 여성을 숨지게 한 30대 남성이 구속됐다.

5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정재욱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특정범죄가중법(위험운전치사상) 위반 등 혐의를 받는 30대 서모 씨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하고 도주 우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서 씨는 2일 오후 10시쯤 만취 상태로 차를 몰다 서울 동대문역 인근에서 건널목을 건너던 일본 국적 관광객 모녀를 친 혐의를 받고 있다. 피해자 모녀는 일본 오사카에서 2박 3일 일정으로 한국을 찾은 당일 종로구 낙산공원 성곽길을 보러 이동하던 중 참변을 당했다.

사고로 50대 어머니는 목숨을 잃었고, 30대 딸은 늑골 골절을 비롯해 이마와 무릎 등을 다쳤다.

오후 1시 16분 포승줄에 묶인 채 법원에 출석한 서 씨는 ‘피해자에게 할 말 있느냐’는 질문에 “죄송합니다”라고 답하고 법정으로 들어섰다. 서 씨는 앞서 범죄 사실을 인정하고 ‘시신 운구와 장례 비용 전액을 지급하겠다’는 의사를 피해자 측에 전달한 바 있다.

서씨의 신병을 확보한 경찰은 사고 경위를 추가 수사한 뒤 검찰에 구속 송치할 예정이다.

사고 소식이 알려진 후 피해자의 가족으로 추정되는 일본인의 글이 전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스레드’에 올라와 국내 인터넷 커뮤니티에 공유되기도 했다.

피해자의 또 다른 자녀라고 밝힌 일본인은 글에서 “어제 한국에서 음주운전 사고로 어머니가 돌아가셨다”라며 “언니는 무릎, 갈비뼈 등 여러 골절과 함께 이마도 10㎝ 정도 찢어져 중증”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한국에서) 가해자 운전자는 가벼운 처벌 정도밖에 안 되는 것 같다”며 “한국은 일본과 달리 엄하게 처벌하지 않는 거냐”고 물었다.

이번 사고에 일본 언론들도 주목하고 있다. 아사히TV는 4일 “한국의 음주운전 적발 건수는 연간 13만 건을 넘어 일본보다 6배나 많다. 한국 인구가 일본의 약 절반이라는 점을 감안해도 많은 수치이며 재범률이 높은 것도 특징”이라며 “일본처럼 동승자나 술을 제공하는 사람에 대한 처벌 조항이 없다는 점도 음주운전이 빈발하는 요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고 보도했다.

일본은 2001년부터 음주운전 규제를 강화했다. 일본의 음주운전 단속 최저 기준은 혈중알코올농도 0.03%로 한국과 같지만, 음주운전 시 운전자의 주변인까지도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음주운전 적발 시 이를 방조한 차량제공자, 동승자, 주류제공자 등도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 엔(4715만 원) 이하의 벌금을 부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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