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고용 지표 깜깜이에 기업들은 대량해고...경기침체 경고등

셧다운 장기화에 고용 상황 무소식
기업들, AI 이유로 대량해고
전문가들 “AI 효과 아직 아냐, 경기 우려 탓”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4월 30일 기업인들 앞에서 연설하고 있다. (워싱턴D.C./UPI연합뉴스)
미국 연방정부 셧다운(일시 업무 중지)이 역대 최장 기간 이어지는 가운데 미국에서 경기침체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셧다운 기간 고용 지표 집계와 발표는 미뤄지고 있고 기업들은 대량해고를 진행하는 탓이다.

4일(현지시간) CNBC방송은 미국 기업들이 사상 초유의 화이트칼라 해고 사태로 흔들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최근에만 아마존과 UPS, 타겟 등 주요 기업이 인력 감축을 발표했고 이날도 IBM이 4분기 정리해고를 예고했다. IBM은 전 세계 직원 중 한 자릿수 초반대의 비율로 해고하겠다고 했는데, 1%만 해고해도 2700명이 자리를 잃게 된다. 그렇게 올해 기업들에서 사라진 일자리만 6만 개가 넘는 것으로 전해졌다.

기업들이 인력을 줄이는 이유는 다양하지만, 최근에는 인공지능(AI) 도입이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클라르나의 시배스천 시에미아트코프스키 최고경영자(CEO)는 5월 “AI 덕분에 직원 수를 약 40% 줄일 수 있었다”고 말했다. 4월 듀오링고는 AI가 처리할 수 있는 작업에 계약직 고용을 중단하겠다고 했고 9월 세일즈포스는 고객 지원 담당자 4000명을 해고하면서 AI가 회사 업무 50%를 처리할 수 있다고 밝혔다.

다만 전문가들은 AI를 이유로 기업이 인력을 줄이는 것은 일종의 위장이라고 지적한다고 CNBC는 전했다. AI가 일자리를 빼앗은 게 아니라 경제에 대한 우려와 소비 지출 둔화가 기업을 옥죄고 있다는 것이다.

와튼스쿨의 피터 카펠리 경영학 교수는 “실제로 AI를 도입하려는 기업들을 자세히 살펴보는데 많은 시간을 투자하고 있지만, AI가 우리가 얘기하는 수준의 일자리 감축을 가져왔다는 증거는 거의 없다”고 말했다. 이어 “대부분은 (AI로) 인력 감축이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며 “AI를 활용하고 도입해 업무를 유지하는 것은 엄청 복잡하고 많은 시간이 걸리는 작업”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최근 해고 발표 급증은 경제 상황에 대한 우려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컬럼비아대 경영대학원에서 노동 시장 역학을 연구하는 금동일 교수는 “구매자들의 지급 의사는 정체돼 있고 인플레이션은 높으며 소득은 크게 늘지 않아 기업들이 마진을 유지하고자 가격을 인상하는 능력이 줄어들고 있다”며 “가격을 인상할 수 없다면 비용을 낮춰야 하고 가장 우선시되는 건 사무직 직원들을 해고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정부 고용지표 발표가 중단됨에 따라 투자자들은 ADP 전국 고용 보고서를 포함한 비공식 지표에 더 주목하고 있다고 CNBC는 설명했다. ADP의 10월 고용 보고서는 5일 공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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