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마감] 장막판 역전극 ‘강세반전’…오버헤지 되돌림+손절 피로감

CPI·30년물 입찰 우려·증권사 손절설·대통령 시정연설에 3년물 장중 2.8% 등정
20년물 이상 초장기물은 5거래일째 연중 최고..장단기금리차 한달만 최대
당분간 변동성 장세 조심스런 접근 필요 vs 공포상황 마무리 국면 조정시 저가매수
한은 추가 금리인하 여부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3년물 기준 2.70% 중심 등락할 듯

(금융투자협회)

채권시장이 장막판 역전극을 연출하며 강세(금리하락) 반전에 성공했다. 국고채 3년물의 경우 장중 2.8%를 찍고 반락하는 모습이었다. 다만, 국고채 20년물 이상 초장기물은 약보합 수준까지만 되돌리는데 그쳤다. 이에 따라 이들 구간은 5거래일연속 연중 최고치 행진을 이어갔다. 국고채 10년물과 3년물간 장단기 금리차는 한달만에 가장 큰 폭으로 확대됐다.

개장전 발표된 소비자물가(CPI)와 국고채 30년물 입찰 부담, 증권사 손절설, 이재명 대통령 시정연설 등으로 장초반 새파랗게 질린 장을 연출했다. 다만, 30년물 입찰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서 약세폭을 줄이기 시작했다.

국가데이터처(구 통계청)는 10월 CPI가 전년동월대비 2.4%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지난해 7월(2.6%) 이후 1년3개월만에 최고치다. 기획재정부가 진행한 4조1000억원 규모 국고채 30년물 입찰에서는 예정액 전액이 낙찰됐다. 낙찰금리는 3.060%였다. 이 대통령은 국회 시정연설에서 확장재정을 강조했다.

채권시장 참여자들은 30년물 입찰을 앞둔 오버헤지 되돌림과 그간 약세장에서의 손절 피로감이 겹쳤다고 전했다. 당분간 변동성 장세가 이어질 수 있어 조심스런 접근이 필요하다는 입장이 있었던 반면, 최근 급격한 약세장으로 인한 공포 분위기가 누그러지고 있다며 추가 조정이 오더라도 저가매수에 나설만하다는 입장이 맞섰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추가 인하 여부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국고채 3년물 기준 2.70%를 중심으로 한 등락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금융투자협회)
4일 채권시장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국고3년물은 1.2bp 하락한 2.729%를 기록했다. 장중엔 2.800%까지 치솟기도 했다. 전날에도 2.741%를 기록해 지난해 11월27일(2.741%) 이후 1년만에 최고치를 경신한 바 있다. 국고10년물도 0.4bp 내린 3.082%를 보여 4거래일연속 연중 최고치 행진을 멈췄다.

반면, 국고20년물은 1.0bp 상승한 3.104%로 작년 9월3일(3.133%)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국고30년물도 1.6bp 오른 3.025%로 전년 7월23일(3.031%) 이래 가장 높았다. 국고50년물 또한 1.6bp 상승한 2.853%로 지난해 11월6일(2.865%) 이후 최고 수준을 보였다. 20년물부터 50년물까지 구간은 지난달 29일부터 5거래일연속 연중 최고치를 경신 중이다.

한은 기준금리(현 2.50%)와 국고3년물간 금리차는 22.9bp로 좁혀졌다. 전날에는 24.1bp까지 확대돼 2023년 11월15일(24.4bp) 이후 2년만에 최대폭을 기록했었다. 국고10년물과 3년물간 스프레드는 0.8bp 벌어진 35.3bp를 보였다. 이는 지난달 10일(37.3bp) 이후 최대치다.

12월만기 3년 국채선물은 3틱 오른 106.36을, 10년 국채선물은 15틱 상승한 116.08을 기록했다. 반면, 30년 국채선물은 54틱 떨어진 138.46에 거래를 마쳤다. 다만, 마감가가 장중 최고가였다.

장중 저점과 고점간 변동폭은 비교적 컸다. 3선은 24틱으로 지난달 23일(28틱) 이래 가장 컸고, 10선은 83틱으로 9월26일(86틱) 이후 2개월만에 최대폭을 기록했다. 30선도 138틱에 달해 지난달 27일 302틱 이래 가장 컸다.

3선에서는 투신과 은행이 각각 2811계약과 2561계약을 순매수한 반면, 금융투자와 외국인이 각각 3108계약과 875계약을 순매도했다. 10선에서는 외국인이 8590계약을 순매수해 5거래일만에 매수전환했다. 이는 또 지난달 16일(1만66계약) 이후 가장 큰 순매수 규모다. 반면, 금융투자가 8935계약을 순매도로 대응했다. 이는 5거래일만에 매도로 돌아선 것이며, 전월 20일(-9090계약) 이후 최대 순매도세다.

▲4일 국채선물 장중 흐름. 왼쪽은 3년 선물, 오른쪽은 10년 선물 (체크)
채권시장의 한 참여자는 “(국채선물 기준) 저점 대비 큰 폭으로 강해지는 모습이었다. 30년물 입찰에 대한 오버헤지가 숏커버로 나오면서 강세폭을 키웠다. 일단 수급부담을 벗어나면서 그동안 오버슈팅하며 밀린 부분을 일정수준 되돌렸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일단 극도의 공포상황은 지나갔다고 판단한다. 수급부담도 벗었다. 이창용 한은 총재를 비롯한 금통위가 여전히 금리인하 기조를 놓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 추가 조정시 저가매수 기회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시장 손절 관련 루머나 기대는 좀 과대포장된 것 같다”고 덧붙였다.

또다른 채권시장 참여자는 “손절 피로감에 (국채선물 기준) 반등에 성공한 시장이다. 장초반엔 물가지표, 30년물 발행 우려, 증권사 손절설, 대통령 시정연설에 새파랗게 질렸었다. 3년물이 장중 2.8%를 찍기도 했다. 이후 별다른 재료없이 반등했다. 가장 큰 재료는 싼가격이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또 “기준금리 인하가 내년 초까지 없다면 3년물 기준 2.70% 중심에서 등락할 것으로 보인다. 만약 한번 인하가 가능하다면 다시 2.50%대까지 내려갈 수 있겠다. 다만 인하없이 휴지기로 중립적 횡보가 길어진다면 2.70~2.80% 사이 움직임이 계속되겠다”고 예측했다.

또다른 채권시장 참여자도 “10선이 저가대비 80틱 가량 급반등하면서 금리가 모처럼 하락했다. 코스피 하락에 외국인 국채선물 매수에도 전구간 5bp 가량 오르며 취약한 모습을 보였던 채권시장은 오후들어 분위기가 돌아서며 강세로 급전환했다. 위험자산 조정 영향도 있었지만 3년물이 2.80%을 돌파하는 등 금리가 과도하게 오르면서 숏커버성 매수가 들어온 걸로 보인다”고 밝혔다.

또 그는 “심리가 워낙 훼손된 상황이라 당분간 변동성 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조심스러운 접근이 필요해 보인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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