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가 4200선을 돌파했지만, 개인투자자들의 시선은 여전히 해외로 향하고 있다. 지난달 개인의 해외주식 순매수 규모가 역대 최대치를 기록하며, 인공지능(AI)·빅테크·양자컴퓨터 등 테마 업종 쏠림이 더욱 가팔라졌다. 개인은 해외로, 외국인은 채권에서 발을 빼며 주식에서도 숨 고르기에 들어가는 모양새다.
5일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개인의 해외주식 순매수액은 68억1000만 달러(약 9조6000억 원)로 전월 대비 2.5배 급증했다. 이는 2011년 통계 작성 이후 최대 규모다. 특히 미국 주식이 전체의 93.9%를 차지하며 4개월 연속 순매수세를 이어갔다.
AI·빅테크 관련 종목 순매수액이 32억5000만 달러로 전체의 47%에 달했다. 엔비디아(NVIDIA)와 메타(META)가 각각 2·5위를 기록했고, AI 반도체·클라우드·로봇 등 비(非) 매그니피센트7(M7) 테마주 투자도 20억5000만 달러로 확대됐다. 양자컴퓨터 기업 아이온큐(IONQ)는 순매수 1위에 올랐고, 퀀텀컴퓨팅 등 관련 종목에도 7억7000만 달러가 몰렸다. 가상자산 관련주 순매수도 14억9000만 달러로 늘었다.
반면, 채권시장에서는 외국인의 순매도가 두드러졌다. 외국인은 10월 한 달 동안 국내 채권 1조6000억 원 순회수를 기록했다. 올해 누적으로는 주식 4조 원, 채권 37조 원이지만 8월 이후 채권 유입 둔화세가 뚜렷하다. 외국인은 8월에 상장채권을 6000억 원 순회수했지만, 9월 순투자 규모는 8000억 원에 불과했다.
외국인의 국내 채권 자금 유입이 꺾인 데 이어 주식시장에서도 차익실현 움직임이 서서히 감지되고 있다. 외국인은 이날 6개월 만에 코스피 시장에서 2조 원 넘게 팔아치웠다. 10월 한 달 동안 삼성전자(우선주 포함)엔 8조2000억 원이 몰렸지만, SK하이닉스는 4조5000억 원 순매도됐다.
박술위 국제금융센터 연구원은 "두 종목 모두 반도체 슈퍼사이클 기대가 반영됐지만, 단기 급등 부담과 종목별 포트폴리오 차이로 차익실현 매물이 출회했다. 외국인 매수세가 완전히 꺾인 것은 아니지만, 속도는 점차 완만해지는 국면"이라며 "여타 국가 대비 가파른 주가 상승세를 고려할 때, 채권 자금 유입 둔화세를 시작으로 주식에서도 차익실현성 유출 압력이 가시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