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양식품, ‘우지라면 부활’ 선언...36년 만에 ‘삼양 1963’으로 명예회복 노린다(종합)

트라우마 정면돌파 신제품으로 국내 시장 승부
삼양 1963 "우지 활용해 현대적으로 재해석"
라면 소비 많은 2030세대, 50대 이상 모두 우지 세대
상대적 약한 내수시장 공략할 게임체인저 될지 주목

▲3일 서울 중구 보코서울 명동호텔에서 열린 삼양식품 신제품 출시 발표회에서 김정수 삼양식품 부회장이 삼양 1963을 소개하기 위해 연단에 섰다. (사진=정영인 기자 oin@)

36년 전 ‘우지(소기름) 파동’ 위기를 겪었던 삼양식품이 다시 우지를 사용한 신제품 ‘삼양 1963’을 꺼내들고 내수 시장 공략에 나섰다. ‘불닭볶음면(불닭)’으로 글로벌 전성기를 맞아, 식품업계 최초 시가총액 10조 원도 돌파한 삼양식품은 오랜 트라우마를 정면돌파해 국내 최초 라면을 출시한 기업의 명예를 회복하겠다는 각오를 분명히 했다.

김정수 삼양식품 부회장은 3일 서울 중구 보코서울 명동호텔에서 연 신제품 출시 발표회에서 “삼양 1963은 삼양식품 정신을 잇는 새로운 출발점이자 선언”이라고 목소를 높였다. 그는 “삼양 1963은 단순한 복고 제품이 아닌 삼양식품의 창업 정신을 현대적으로 되살린 상징이며, 명예의 복원이자 진심의 귀환”이라고 강조했다.

삼양 1963은 삼양 브랜드를 통해 처음 선보이는 프리미엄 미식 라면이다. 1963년 국내 최초 라면인 삼양라면의 제조 레시피 핵심이었던 우지를 활용,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제품이다.

채혜영 삼양식품 브랜드 담당 부문장에 따르면 삼양 1963의 면은 동물성 기름 우지와 식물성 기름 팜유를 황금 비율로 혼합한 골든블렌드 오일로 튀겨져 고소한 향과 감칠맛을 강화됐다. 골든블렌드 오일은 조리 시 면에서 용출되어 면과 육수가 조화를 이루도록 돕는 역할도 한다. 더불어 액상스프와 후첨분말후레이크를 적용해 원재료의 풍미를 더욱 살렸다.

액상스프는 사골육수 베이스로 면에서 우러나온 우지의 풍미를 높이고, 무와 대파, 청양고추로 깔끔한 뒷맛과 얼큰함을 강조한 국물 맛을 완성한다. 후레이크는 큼직한 크기의 단배추, 대파, 홍고추로 구성해 풍부한 식감과 감칠맛을 더했다. 특히 동결건조공법에 후첨 방식을 적용해 재료 본연의 맛과 향, 식감이 오래 유지되도록 했다.

▲김정수 삼양식품 부회장이 3일 서울 중구 보코서울명동 호텔에서 열린 삼양식품 신제품 출시 발표회에서 우지 유탕으로 만든 삼양 1963을 소개하고 있다. (연합뉴스)

채 부문장은 동물성 기름이 몸에 더 나쁜 것은 아닌지 우려에 대해서는 “전혀 그렇지 않고, 풍미와 사용처가 다를 뿐”이라며 “삼양 1963의 깊고 진한 국물 맛을 구현하기 위해 우지가 최적의 선택지”라고 설명했다. 실제 우지는 볶음, 구이, 조림 등 조리용 식자재등에 주로 사용되고 있다. 맛의 킥은 청양고추로 더한 매콤함과 얼큰함이다.

삼양 1963의 주요 타깃층은 2030세대와 50대 이상 소비자다. 채 부문장은 “라면은 먹는 걸 계속 먹는 성향이 강한 제품이지만 2030세대는 라면을 가장 많이 먹고, 새로운 제품에 대한 도전 성향이 강했다. 50대 이상은 우지 라면을 기억한다”며 “잘 만든 라면으로 프리미엄 시장에서 1위, 국물라면 시장 점유율을 가져오는 게 목표”라고 강조했다.

삼양식품은 신제품 기획에 3년 이상을 쏟았다. 김 부회장은 “삼양 1963은 불닭처럼 제가 해야겠다, 같은 누군가의 단독 결정과 추진이 있었다기보다는 언젠가 우지라면을 되살려야 한다는 열망이 전사에 퍼져 있었다”며 “나아가 프리미엄 제품은 원가 부담이 있지만 맛있고 품질 좋은, 영양가 많은 제품을 내보자고 뜻이 모아졌다”고 말했다.

삼양 1963의 수출 계획은 미정으로, 일단은 내수 공략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삼양식품은 ‘불닭’ 브랜드로 세계 시장에서 선전 중이지만 상대적으로 내수 존재감이 낮다는 평가다. 삼양식품의 지난해 국내 점유율은 12%로 농심(56%)과 오뚜기(25%)에 뒤처져있다. 이를 위해 영상 콘텐츠는 물론 팝업스토어, 접점 확대 등 마케팅에도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보인다.

▲3일 서울 중구 보코서울 명동호텔에서 열린 삼양식품 신제품 출시 발표회에서 이날 공개된 삼양 1963 제품 시식용 라면이 제공됐다. (사진=정영인 기자 oin@)

특히 11월 3일은 우지 파동이 시작된 날로 삼양식품은 이날 신제품을 공개해 진실을 바로세우고, 새롭게 시작한다는 의미를 담았다. 보코서울 명동호텔 인근 남대문시장은 삼양식품 창업 역사와도 관련이 깊다. 창업주인 고(故) 전중윤 명예회장은 이곳에서 미군 부대에서 잔반으로 끓인 꿀꿀이죽을 먹기 위해 긴 줄을 선 사람들을 보며 삼양식품을 꿈꾸기 시작했다.

이날 현장에서는 전 명예회장이 인공지능(AI) 기술로 만든 영상에 등장해 김 부회장에게 삼양 1963을 전달하는 퍼포먼스도 연출됐다. 김 부회장은 신제품을 공개하며 제품에 ‘라면의 귀환’이라는 문구와 서명을 하며 명예회복을 위한 결연한 의지를 거듭 분명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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