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인격권·명예 가치 침해했다고 보기 어려워”

미성년 제자를 성폭행하려 한 혐의로 징역 4년이 확정된 피겨스케이팅 국가대표 출신 이규현 전 코치가 자신을 비방한 네티즌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 항소심에서도 패소했다.
3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항소1-2부(재판장 김용두 부장판사)는 9월 26일 이 씨가 A 씨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에서 “원고의 항소를 기각한다”고 판결했다. 항소 비용 역시 이 씨가 부담하도록 했다.
문제가 된 댓글은 2022년 9월 포털사이트 기사에 달린 한 줄이었다. 이 씨의 강간미수 혐의를 다룬 기사에 A 씨가 “부자지간 형제지간이냐 동서지간이냐”는 댓글을 남겼고, 이 씨는 “나와 아버지, 형수를 심각하게 모욕했다”며 정신적 손해에 대한 위자료 800만 원을 청구했다.
이 씨는 ‘빙상 집안’ 출신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그는 스피드스케이팅 국가대표였던 이규혁의 동생이며 아버지 또한 스피드스케이팅 선수 출신이다. 어머니도 전국스케이팅연합회 회장으로 지낸 바 있다.
법원은 “댓글의 의미가 구체적으로 파악되지 않고 기사에 내용에 호응해 부정적 반응을 보인 정도에 불과하다”며 이 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댓글이 모욕적 표현이라기보다 의견 표출에 불과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항소심 재판부는 “A 씨가 이 씨 가족의 구체적인 관계나 그들 사이의 비위 사실을 적시해 인격권 또는 명예 가치를 침해한 것으로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댓글이 이 씨나 그의 가족에 대한 불법행위 또는 위법행위에 해당함을 전제로 하는 이 사건 청구는 받아들일 수 없다”며 “1심 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해 정당하다”고 덧붙였다.
이 씨는 과거 국가대표 선수로 활동하다 코치로 전향해 훈련센터를 운영했다. 2022년 10대 여성 제자를 성폭행하려다 미수에 그친 혐의로 구속기소돼 2023년 징역 4년을 선고받았고, 항소가 기각돼 형이 확정됐다. 해당 피해자가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는 6000만 원의 배상 판결을 받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