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의 10·15 부동산 대책 시행으로 대출과 청약 규제가 강화된 가운데 규제지역 내에서 첫 분양에 나선다. 서초·분당의 핵심 입지 단지들이 잇따라 출격하며 대책의 실효성과 시장의 온도를 가늠할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3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서울 서초구 ‘래미안 트리니원’과 성남시 분당구 ‘더샵 분당티에르원’은 지난달 31일 입주자 모집공고를 내고 본격적인 분양 절차에 들어갔다.
래미안 트리니원은 대책 이후 처음으로 강화된 대출규제가 적용되는 단지다. 반포아파트 제3주구 재건축 정비사업으로 지하 3층~지상 35층, 17개 동, 총 2091가구 규모로 조성되며 이 중 전용면적 59~84㎡ 506가구가 일반분양 물량이다.
전용 84㎡는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돼 26억8400만~27억4900만 원 수준으로 책정됐다. 주변 시세 대비 약 50~60% 수준이지만 서초구가 투기과열지구로 재지정되면서 잔금대출 한도는 최대 2억 원으로 줄고 중도금 대출도 제한된다. 즉 전용 84㎡의 경우 입주까지 최소 25억 원 안팎의 현금이 필요하다.
단지는 지하철 9호선 구반포역과 직접 연결돼 있으며 인근에 반포초·세화여중·세화고 등이 자리해 교통과 교육 여건이 양호하다. 백화점, 병원, 한강공원 등 생활 인프라도 가깝다.

성남시 분당구의 더샵 분당티에르원은 느티마을 3단지 리모델링 사업장으로 10·15 대책 시행 이전 입주자 모집 승인을 신청해 새 대출·청약 규제를 적용받지 않는다. 사실상 ‘막차 분양’으로 분류된다.
이 단지는 지하 3층~지상 28층, 12개 동, 총 873가구 규모다. 이 중 전용 66~84㎡ 102가구가 일반분양 물량으로 면적별로는 66㎡ 44가구, 74㎡ 5가구, 84㎡ 53가구다. 분양가는 19억~26억 원대다.
10·15 대책의 영향을 받지 않기 때문에 청약통장 가입 12개월 이상, 예치금 요건을 충족한 만 19세 이상 성남시 및 수도권 거주자는 주택 보유 수와 관계없이 가구주·가구원 모두 1순위로 청약할 수 있다. 중복청약과 재당첨 제한도 없으며 전매제한은 투기과열지구 기준이 적용된다.
이 단지는 신분당선과 수인분당선 정자역에서 도보 5분 거리에 위치하며 초·중·고교와 탄천, 분당중앙공원 등이 인접해 있다. 판교테크노밸리와 백현마이스 도시개발사업 등 인근 업무지구가 가까워 직주근접 여건도 갖췄다.
시장에서는 두 단지가 10·15 대책 이후 규제지역 분양시장의 ‘바로미터’ 역할을 할 것으로 본다. 대출 규제가 강화되면서 일부 건설사들은 분양 일정을 조정하고 있지만 이번 결과에 따라 향후 일정이 달라질 수 있다는 전망이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가점이나 청약 경쟁률이 일부 낮아질 수는 있겠지만 공급 부족이 워낙 심한 상황이라 전반적인 청약 성적은 나쁘지 않을 것”이라며 “이번처럼 규제 직후에도 선호도가 높은 지역에서 분양이 이뤄진다는 건 정책만으로 수요 심리를 꺾기 어렵다는 신호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두 단지의 청약 결과가 향후 건설사들의 분양 일정 조율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만약 청약 결과가 좋게 나온다면 다른 단지들도 일정을 앞당길 수 있지만 기대에 못 미친다면 규제 적응기 동안 분양이 지연될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