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담판에 최악 피했지만 다자주의 시험대” [APEC 순간들]

AP통신, APEC 평가
“경주 선언 성공했지만 다자간 자유무역 표현 대폭 축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달 30일 부산 김해공군기지 의전실 나래마루에서 미중 정상회담을 마친 뒤 회담장을 나서며 대화하고 있다. (부산/로이터연합뉴스)

1일 폐막한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기간 미·중이 무역 담판을 성사시킴으로써 세계 경제가 최악의 순간 맞는 것은 피했다. 하지만 APEC 본래 기치인 다자주의가 시험대에 올랐다고 AP통신이 평가했다.

APEC 21개 회원국은 어려운 협상을 거쳐 이날 APEC 정상들의 공동 합의문인 ‘경주 선언’을 타결하는 데 성공했다. 미국과 중국이 첨예하게 대립하면서 합의 도출이 녹록지 않은 가운데 이뤄낸 것이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1기 행정부 때인 2018년 APEC에서는 세계무역기구(WTO) 개혁을 둘러싼 미ㆍ중 입장차로 공동선언 도출이 무산됐었다.

다만 올해 선언은 예년 APEC 정상선언에 담겼던 세계무역기구(WTO) 등 다자간 자유무역 관련 표현을 대폭 축소하고서야 채택될 수 있었다.

1989년 글로벌화가 확산되던 시기에 출범한 APEC은 자유롭고 개방적인 무역과 투자를 촉진해 지역 경제 통합을 가속화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그러나 현재 APEC은 미·중 간 전략 경쟁, 공급망 불안, 고령화, 인공지능(AI)의 일자리 대체 등 새로운 도전에 직면해 있다.

이번 회의에서도 ‘양자주의’의 부상과 다자주의의 약화가 선명히 드러났다고 AP는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지난달 30일 관세 인하·희토류 수출·대두 구매 합의 후 APEC 행사에 불참했다. 다자주의 대신 양자 회담을 중시하는 성향이 이번 APEC에서도 나타난 것이다.

AP는 “이틀간 열리는 APEC 정상회의는 트럼프ㆍ시진핑 회담이 사실상 의제를 압도했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APEC 불참은 그가 다자간 문제 해결을 위한 대형 국제 포럼을 경시하는 태도를 다시금 보여준다”고 평했다.

이를 의식해서인지 시 주석은 APEC 개막 세션에서 “시대가 혼란스러울수록 우리는 더욱 협력해야 한다"면서 중국이 다자주의를 주도하고 있다는 점을 부각했다.

시 주석은 또 APEC과 병행해 열린 CEO 정상회의에 보낸 서면 연설에서 “중국은 투자에 열려 있으며, 다자무역체제를 굳건히 지킬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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