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공지능(AI) 혁명의 중심은 한국이 될 것이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의 이 한마디는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계기로 전개된 ‘AI 외교’의 무게를 압축한다. 특히 엔비디아와의 GPU(그래픽 처리장치) 26만 장 규모의 공급 계약, 현대차·삼성전자·SK·네이버 등과의 협력 구상은 단순한 투자 유치가 아니라 AI 주권이 한국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신호라는 해석까지 가능하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번 APEC을 기점으로 ‘AI 3대 강국’ 전략을 국가 성장 엔진으로 본격 전환하고 있다. 이 대통령은 APEC정상회담을 계기로 만난 황 CEO와 만난 자리에서 "대한민국의 목표는 아시아·태평양 지역 AI 수도로 거듭나는 것"이라며 "최근 한국을 아태 지역 AI 허브로 발전시키는 프로젝트에 블랙록, 오픈AI와 같은 글로벌 AI 기업이 함께 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이번 APEC에서 발표된 엔비디아의 GPU 26만 장 공급 계획은 한국이 글로벌 AI 인프라의 핵심 거점으로 부상했음을 상징한다. 하정우 대통령실 AI미래기획수석은 "현 시점 기준으로 봤을 때는 (확보량으로) 3강이 되고, 우리는 그 GPU를 확보한 것으로 어떤 AI모델을 만드는데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실제 산업 현장 혹은 새롭게 다가올 로봇 사회, 모빌리티 같은 것들, 또 공장, 건설, 조선 등에서의 핵심 원천 기술이 될 AI들을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라며 "굉장히 중요한 시드 인프라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엔비디아 뿐 아니라 글로벌 기술·금융 기업들의 ‘AI 실물 투자’는 이미 현실화되고 있다. 맷 가먼 아마존웹서비스(AWS) CEO도 이번 APEC 정상회담을 계기로 이뤄진 이 대통령과의 접견에서 2031년까지 인천·경기 일대에 신규 AI 데이터센터 구축 등 총 50억 달러 이상의 투자할 계획이라고도 밝혔다.
AWS 이미 SK그룹과 손잡고 7조 원을 투자해 울산에 2027년 완공을 목표로 하이퍼스케일급 AI 데이터센터를 건립 중이다. 9월 뉴욕에서는 블랙록의 래리 핑크 CEO와 만나 AI 산업의 글로벌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기도 했다. 이를 통해 블랙록은 한국 내에 아시아·태평양 AI 허브를 구축하는 데 협력하기로 했다. 또 10월에는 오픈AI의 샘 올트먼 대표를 만나 이재명 정부의 AI 비전을 설명하기도 했다.
정부는 AI를 기술정책의 일부가 아닌, 실물경제의 핵심축으로 세우고 있다. 이에 이미 AI 반도체, 클라우드, 데이터센터를 연결하는 3대 인프라 투자 로드맵을 가동 중이며, 이미 울산·용인·세종 등지에 대규모 AI 데이터센터 건설이 진행 중이다. 여기에 AI 전문인재 양성, 스타트업 지원, 윤리·보안 표준 수립 등 ‘AI 생태계 풀스택’ 정책도 병행하고 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정부가 추진하는 ‘AI 대전환’은 단순한 산업정책이 아니라 국가전략의 중심축 이동"이라며 "AI를 기반으로 금융·에너지·제조·콘텐츠 산업을 잇는 새로운 성장 구조를 만들어가고 있다" 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