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21개 회원국 정상들이 1일 '경주 선언'을 채택하며 문화창조산업 분야 협력을 공식화했다. APEC 정상 문서에 문화창조산업이 명시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문화산업이 역내 경제성장의 새로운 동력임을 공동으로 인정했다.
이날 폐막한 APEC 정상회의에서 채택한 '경주선언'은 총 25개 세부 항목으로 이뤄져 있다. 경주 선언에는 APEC의 3대 중점 과제인 '연결·혁신·번영'을 기본 틀로 무역·투자, 디지털·혁신, 포용적 성장 등 APEC의 핵심 현안에 대한 주요 논의를 포괄했다. 또 인공지능(AI)협력 및 인구구조 변화 대응에 대한 회원들의 공동 인식과 협력 의지를 집약했다.
국제경제의 불확실성이 심화되는 가운데, 21개 회원들이 무역을 비롯한 주요 글로벌 경제 현안에 대해 포괄적 협력의 방향성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를 통해 APEC 회원들은 연대와 협력정신을 복원하고 아태지역 경제번영을 위해 함께 노력해나갈 토대를 마련한 것으로 평가된다.
특히 이번 경주 선언에는 '아태자유무역지대(FTAAP) 달성을 위한 지속적 협력 의지를 확인했다'는 문안이 포함됐다. APEC 정상 선언은 21개 회원국이 만장일치로 채택하는데, 자국 우선주의 기조를 유지해 온 미국이 '자유무역' 표현에 이견을 보여 막판까지 조율이 이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이재명 대통령도 이날 경주 국제미디어센터(IMC)에서 열린 내외신 기자회견에서 "최종 문안이 오늘(1일) 아침에야 확정됐다"며 "문안 정리를 놓고 의견 차이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회원들은 "아태 지역은 중대한 기로에 서 있다. 글로벌 무역체제가 중대한 도전에 직면해 있음을 인식한다"는데 인식을 같이하며, 자유무역의 가치를 재확인했다. 이 과정에서 우리 정부가 중재와 조율에 적극 나서며 합의 도출에 기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선언문에는 문화창조산업도 최초로 명시됐다. 대통령실은 "향후 우리 'K-컬처'가 아태지역 내 성장 동력으로 자리 잡는 계기가 마련된 것"이라고 평가했다.
정상들은 'APEC AI 이니셔티브'와 'APEC 인구구조 변화 대응 공동 프레임워크' 등도 채택했다.
APEC AI 이니셔티브는 이재명 대통령이 직접 제안한 구상으로, APEC 차원에서 처음으로 인공지능(AI)에 대한 공동 비전을 문서로 명문화한 것이다. 미국과 중국이 모두 참여한 최초의 정상급 AI 합의문이기도 하다. 이니셔티브에는 모든 회원국이 AI 전환 과정에 함께 참여하고, 기술 발전의 혜택을 공동으로 누릴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 담겼다.
'APEC 인구구조 변화 대응 공동 프레임워크'는 APEC 내 첫 포괄적 인구협력 이니셔티브로, 저출생과 고령화 등 인구구조 변화가 역내 공통의 도전 과제라는 인식 아래 마련됐다.
프레임워크에는 △회복력 있는 사회시스템 구축 △인적자원 개발의 현대화 △기술기반 보건·돌봄 서비스 강화 △모두를 위한 경제 역량 제고 △역내 대화·협력 촉진 등 5대 중점 분야별 정책 방향이 제시됐다.
우리 정부는 내년 'APEC 인구정책포럼'을 열어 이 분야 역내 협력과 정책 연계 강화를 지속 선도해 나갈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