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의견 분분…빅컷 vs 베이비컷 vs 동결
단기 조정 빌미 될 수도…“연말까지 변동성↑”
부동산 리스크에 “한은, 인하 여력 많지 않아”

29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연준은 전날부터 이틀간 이어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고용 둔화에 대한 우려를 근거로 금리를 기존 연 4.00~4.24%에서 3.75%~4.00%로 0.25%포인트(p) 낮추기로 했다.
다만 시장이 기대했던 연말 추가 인하에는 거리를 뒀다. 연준은 성명에서 “향후 금리 결정은 경제지표와 전망, 위험요인을 균형 있게 평가해 신중히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도 기자회견에서 “12월 인하는 확정된 사안이 아니며 정책 경로는 미리 정해져 있지 않다”고 딱 잘라 말했다.
연준 인사들 내부 균열도 드러났다. 이번 결정은 만장일치가 아닌 10대 2의 찬반구도 속에서 정해졌다. 반대표 2장도 ‘빅컷’과 ‘동결’로 이유가 엇갈렸다. 스티븐 마이런 연준 이사가 지난번 회의에 이어 0.5%p 인하를 주장하며 반대했고, 제프리 슈미드 캔자스시티 연방은행 총재는 추가 인하 자체에 반대했다. 빅컷으로 고용 둔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비둘기파’와 인플레이션 재가열을 경계하는 ‘매파’ 간 균열이 여실히 드러난 셈이다.
르네상스매크로리서치의 닐 두타 경제연구 부문 대표는 “대폭 금리 인하와 동결이라는 서로 다른 측면에서 이견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을 고려했을 때 12월 회의를 앞두고 방향성을 확정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브랜디와인의 잭 맥킨타이어 글로벌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파월 의장은 향후 금리 인하 전망과 시장 예상 사이에 일정한 거리를 두려는 듯하다”고 분석했다.
월가에서는 시장이 그동안 추가 인하 가능성을 상당 부분 선반영해온 만큼 이번 회의 결과가 단기 조정의 빌미가 될 수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e토로의 브렛 켄웰 미국 투자 애널리스트는 “향후 며칠간 실적 발표가 큰 변수가 되겠지만 강력한 상승세 이후 일부 이익 실현 매물이 나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제니 몽고메리 스콧의 댄 완트로브스키는 “연말까지 높은 변동성이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며 “뉴욕증시 S&P500지수가 올해 7000선을 돌파할 것으로 기대되지만 시장은 여전히 ‘에어포켓(급강하 지점)’에 취약하며, 그중 일부는 상당히 위험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연준이 두 번 연속 금리를 인하해 한미 금리차는 미국 금리 상단 기준으로 1.50%포인트(p)로 좁혀졌다. 이에 환율 부담은 줄었지만 전문가들은 불안한 서울 집값 등으로 한은이 연내 금리를 내릴 가능성은 작다는 것에 무게를 두고 있다.
김성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연준 결정이 한은의 다음 달 결정에 영향을 크게 주지 않을 것”이라며 “이창용 총재가 말했듯 한은은 금리 인상 사이클은 연준을 따라갈 수밖에 없지만 인하 국면은 국내 사정을 중심으로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금 우리 상황에서는 금융안정이 가장 중요한 과제이기 때문에 연준이 내렸다고 즉시 따라갈 여지는 크지 않다”며 “한국은 인하 여력이 많지 않은 만큼 신중한 접근이 불가피하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양적긴축 종료 역시 글로벌 유동성 측면에서 우호적 요인이지만, 미국 통화정책이 국내 금리 결정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진 않는다”며 “결국 한은의 판단은 부동산과 내수 회복 흐름에 달렸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