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시진핑, 6년 4개월 만의 회담…희토류 통제 유예 등 합의

부산 김해공항서 100분간 회담
트럼프 “희토류 문제 해결됐다
내년 4월 중국 방문 예정”
미국, 대중국 펜타닐 관세 10%로 낮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30일 정상회담을 마친 후 떠나기 전 대화하고 있다. 부산/로이터연합뉴스
 

미국과 중국이 전면 충돌 국면을 마무리하고 부분적 합의에 도달했다. 중국은 희토류 수출 통제 조치를 유예하고 합성마약 펜타닐의 미국 유입 차단에 협력하기로 했다. 대신 미국은 대중(對中) 관세를 10%포인트(p) 인하하는 데 합의했다. 6년 4개월 만에 마주 앉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무역·안보 등 핵심 현안을 논의하며 수개월간 격렬했던 갈등을 봉합했다. 이번 합의는 지난 수년간 이어진 미·중 통상전쟁이 완화 국면으로 접어들었음을 알리는 신호로 평가된다. 글로벌 공급망 재편이 진행 중인 가운데 두 경제 대국의 관계 정상화가 현실화할 경우 희토류·농산물·반도체 등 핵심 소재 시장에 적지 않은 파급효과가 예상된다.

30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은 이날 부산 김해공항 공군기지 내 접견장 ‘나래마루’에서 회담을 갖고 희토류·농산물·펜타닐 관세 등 주요 현안에서 합의안을 마련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모두 발언에서 “우린 이미 많은 것에 합의했고 지금 더 많은 것들을 합의할 것으로 생각한다”며 “시 주석은 위대한 나라의 위대한 지도자이고 난 우리가 오랫동안 환상적인 관계를 맺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시 주석도 “미·중 관계는 안정적이고 모든 것에 동의하지 않는 것도 정상”이라며 “중국 발전은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GA)’ 비전과 함께한다”고 화답했다. 그러면서 “며칠 전 무역회담에서 기본 합의를 했다”며 “양국 관계는 역풍이 있더라도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화답했다.

정상회담은 당초 예정보다 짧은 100분간 진행됐으며 별도의 공동성명이나 기자회견 없이 종료됐다. 시 주석은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차 경주로 이동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에어포스원을 타고 귀국길에 올랐다.

트럼프 대통령은 기내에서 기자들에게 회담 성과를 알렸다. 그는 “희토류는 전부 해결됐다”며 “장애물은 이제 없어졌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중국이 희토류 수출통제를 1년간 유예하기로 했고 이후 유예를 매년 연장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대두 등 미국산 농산물에 대해서도 “중국이 즉시 구매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대신 미국은 중국에 부과하던 펜타닐 관세를 종전 20%에서 10%로 낮추기로 했다.

다음 회담도 예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내년 4월 중국을 방문할 예정”이라며 “그 이후에는 시 주석이 플로리다주 팜비치나 워싱턴D.C.로 올 계획”이라고 말했다. 다만 내달 중순 만료되는 초고율 관세 유예 기간의 재연장에 대해선 합의 여부를 밝히지 않았다. 초고율 관세 유예 기간은 11월 중순 만료된다.

이번에 만나지 못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 대해선 “내가 너무 바빠서 우린 대화할 기회가 없었다”며 “이것(미·중 정상회담)이 여기 온 이유였고 그렇게(북·미 회담을) 했다면 무례한 행동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시 오겠다. 김 위원장과 관련해선 다시 올 것”이라고 역설했다.

시 주석은 회담 후 성명에서 “양국이 불법 이민과 통신 사기 방지, 자금세탁 방지, 인공지능(AI), 감염병 대응 등 분야에서 협력할 가능성이 크다”며 “중국은 내년 APEC 정상회의를, 미국은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개최한다. 두 회의가 긍정적 성과를 거두고 세계 경제성장에 기여할 수 있도록 양국이 서로를 지원할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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