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EC CEO 서밋서 기조연설

조석 HD현대 부회장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최고경영자(CEO) 서밋에서 “에너지 안보 없이는 에너지 전환도 불가능하다”며 안정적 공급망 구축과 국가 간 협력을 촉구했다.
조 부회장은 29일 경주 예술의전당에서 열린 APEC CEO 서밋 기조연설에서 “많은 이들이 지금을 ‘에너지 대전환의 시대’라고 말하지만, 진정한 전환은 에너지의 안정적 공급이 전제돼야 한다”며 “기후변화 대응과 재생에너지 확대의 흐름 속에서도 에너지 안보가 정책의 핵심축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 부회장은 에너지 안보의 핵심축으로 △전력 그리드 안정성 △핵심광물 공급망 △디지털 수요 관리 등 세 가지를 제시했다.
그는 “화석연료 시대의 안보가 석유·가스 확보였다면, 전기화·재생에너지 시대에는 전력망과 광물, 디지털화가 안보의 3대 축이 됐다”며 “국제에너지기구(IEA) 역시 이 세 가지를 통합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전력망 문제를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전기 수요에 대응할 새로운 안보 과제”로 꼽았다. 그는 “전력 소비는 지난해보다 4.3% 늘었고, 이는 10년 만에 가장 높은 증가율”이라며 “냉난방 수요, 데이터센터, 전기차 등 세 분야가 전체 전력 소비 증가의 절반을 차지한다”고 분석했다.
조 부회장은 희소금속 확보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그는 “전기차 배터리의 리튬·니켈, 발전기 소재인 구리, 반도체용 희토류 등은 특정 국가에 편중돼 있어 공급 리스크가 크다”며 “중국이 희토류 생산의 90%를 차지하고 있는 만큼 안정적 확보가 절실하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G7 회의에서도 ‘핵심 광물 공급망 안정화’가 논의됐다”며 “APEC 회원국 간에도 이 분야의 협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조 부회장은 디지털 기술을 통한 수요 관리가 에너지 시스템의 새로운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과거에는 발전소가 수요에 맞춰 전력을 공급하는 구조였다면 이제는 재생에너지의 간헐성을 보완하기 위해 초과 전력의 저장과 효율적 분배가 필요하다”며 “요금제 조정과 피크 조절, 데이터 기반의 수요 예측이 필수”라고 말했다.
그는 “새로운 에너지 안보는 단일 국가의 노력만으로 이루어지기 어렵고 국가 간 협력이 필수적”이라며 “이번 경주 APEC 정상회의가 에너지 안보 분야에서도 가시적 성과를 낼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