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포, 제철, 대자연... '느린 라이프'로 진화하는 젊은 세대의 트렌드

최근 젊은 세대 사이에서 ‘힙스터’의 정의가 새롭게 재편되고 있다. 화려한 팝업스토어나 자극적인 트렌드 대신, 이들은 동네 공원을 산책하고 전통차를 즐기며, 명품 대신 손뜨개 가방을 드는 방식을 택한다. 기성세대의 취향으로 여겨지던 느리고 자연스러운 삶의 방식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며 자신만의 ‘갓생’을 구축하고 있다.
젊은 세대는 유행에 민감하면서도 끊임없이 새로운 경험을 추구하는 성향을 노포에서 충족시키고 있다. 세련된 인테리어의 신상 맛집 대신, 세월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은 오래된 식당을 찾아다니며 그 속에서 색다른 즐거움을 발견한다.

‘마시자 매거진’에 따르면 이들은 단순히 ‘예쁜 공간’보다 시간의 축적이 만들어내는 분위기와 인간적인 온기를 더 높이 평가한다. 노포 특유의 '인스타그래머블(Instagrammable)'한 레트로 감성과 진정성 있는 분위기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상에서 훌륭한 콘텐츠로 소비된다. 노포는 아날로그 정서를 디지털 시대의 힙스터 문화로 재해석하는 핵심 요소로 자리 잡고 있다.

과거 ‘욜로(YOLO)’나 ‘플렉스(Flex)’로 대표되던 소비 중심의 라이프스타일은 이제 ‘웰빙(Well-being)’과 ‘건강’으로 그 중심축이 이동하고 있다. 젊은 세대는 몸과 마음의 균형을 중시하며, 이를 즐겁게 실천하는 ‘헬시 플레저(Healthy Pleasure)’ 트렌드를 주도하고 있다.

이들은 제철 과일을 챙겨 먹으며 신선하고 자연 그대로의 식재료를 통해 건강을 관리하고, 빠름보다 여유 있는 삶의 속도를 중시한다. 또 'WWD KOREA'가 주목한 ‘파이버맥싱(Fiber-maxxing)’처럼 식이섬유 섭취를 의도적으로 늘리는 등 ‘저속 노화’를 위한 식습관에도 적극적이다. 롯데멤버스의 조사에 따르면, 2024년 1월부터 9월까지 '잘파세대(Z+Alpha)'가 저속노화 관련 식품을 구매한 금액이 전년 대비 16% 증가했다. 커피 대신 차를 즐기는 문화 역시 자극을 줄이고 마음의 평온을 추구하는 세대의 태도를 보여준다. 이는 단순한 식습관의 변화가 아니라, 자신을 돌보는 방식에 대한 가치관의 전환을 상징한다.

물질적 풍요보다 정신적 웰니스가 강조되는 경향도 두드러졌다. 대학내일20대연구소에 따르면 젊은 세대는 템플스테이, 공원 산책, 대자연을 보러 떠나는 여행을 적극적으로 찾고 즐겼다. 2023년 기준으로 20·30대 비중이 전체의 약 40.7%까지 증가했고, 2024년 기준 템플스테이 연간 참가자는 62만 명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이는 복잡하고 빠르게 돌아가는 디지털 환경에서 벗어나 자연 속에서 평온을 찾는 ‘디지털 디톡스’ 및 ‘자기 관리’의 일환이었다.

또 이들의 카메라 앨범에는 자신의 사진보다 꽃·자연·동물 사진이 더 많다는 점이 이러한 ‘자연 친화적 삶’을 증명한다. 제철 꽃 명소를 찾아 사진을 찍고 SNS에 공유하는 행동은, 자연의 아름다움을 매개로 현재의 행복을 기록하고 공유하는 방식이었다.
궁극적으로 '고도로 발전된 힙스터'는 단순히 유행을 따르는 것을 넘어, 자신만의 확고한 가치관과 건강한 삶의 태도를 구축한다. 옛것에서 새로움을 찾고, 빠른 유행 대신 느린 웰니스를 선택하며, 젊은 세대는 가장 '힙한' 방식으로 가장 '건강한' 삶의 자세를 보여주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