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품 차별화 핵심은 변화 놓치지 않는 것…탄탄한 연금 라인업, 장기투자 ‘어벤저스’” [ETF 230조 시대 리더를 만나다⑨]

이투데이는 상장지수펀드(ETF) 230조 원 시대를 연 주역들, 국내 10대 자산운용사 ETF 전문가들을 릴레이 인터뷰로 만나본다. 이들이 일찍이 ETF 잠재력을 발견한 배경과 지금까지 쌓아온 철학과 치열한 경쟁 속에서 내놓은 차별화 전략을 심층적으로 짚어본다. 투자자들의 ETF 선택과 전략 수립에 도움이 될 ‘운용 리더들의 목소리’를 전할 예정이다.

김승현 하나자산운용 ETF퀀트솔루션본부장 인터뷰
“똑똑한 투자자 많아…1Q 창의적 포트폴리오, 경쟁력 자신”
“2세대 채권혼합형, 제도 변화 반영해 순자산 1위 ETF로”
“장기투자 비용 누적…투자자 부담 없도록 최저보수 유지”

▲김승현 하나자산운용 ETF퀀트솔루션본부장이 22일 서울 여의도 하나자산운용 본사에서 본지와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하나자산운용

“하나자산운용 상장지수펀드(ETF) 브랜드 ‘1Q ETF’는 ‘콜롬버스의 달걀’과도 같습니다. 금융투자업계 안팎의 작은 변화까지 놓치지 않고 반영해 투자자 수익률을 올릴 창의적 상품을 출시하고 있습니다.”

김승현 하나자산운용 ETF퀀트솔루션본부장은 29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제도 변화는 공개된 정보지만 이를 빠르게 반영해 상품을 빠르게 만드는 일은 다른 문제이며, 하나자산운용에 창의성이란 아이디어를 실행에 옮기고 투자자 선택을 받는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김 본부장은 하나자산운용이 고심해 내놓은 차별화한 상품을 알아봐 주는 고객들이 있다는 점에서 사업 확장에 대한 자신감이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똑똑한 투자자’들이 급증하면서다. 김 본부장은 “투자자들이 손수 상품 정보를 찾아보고 분석하며 경쟁력 있는 포트폴리오를 보유한 ETF를 선택하고 있다”며 “자산운용업계에서 후발주자에 속하는 1Q ETF가 언제든 도약할 기회를 잡을 수 있다고 여기는 배경”이라고 언급했다.

하나자산운용이 시장에 선보여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대표적 콜럼버스의 달걀은 ‘미국나스닥100미국채혼합50액티브’와 ‘미국S&P500미국채혼합50액티브’다. 이들 2종 상품은 이른바 ‘2세대 채권혼합형’ ETF로, 1세대 채권혼합형과는 다른 포트폴리오를 운영하고 있다.

개정된 퇴직연금 감독 규정으로 채권혼합형 ETF가 편입할 수 있는 주식 비중은 최초 30%에서 40%로 늘었다가 2023년 11월 이후 50%로 확대된 상태다. 하나자산운용은 나스닥, S&P500 혼합채권형 상품 모두 주식 비중을 50%까지 반영하고 있다. 채권을 통해 안정성을 챙기면서도 위험자산인 미국 주식 비중을 늘려 기대수익률을 올린다는 취지다.

이들 상품이 연금계좌 투자에 적합하다는 점에서 투자자들의 장기투자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총보수도 업계 최저수준으로 낮춰 잡았다. 중소형 자산운용사로서는 비용 부담이 크지만, 상품 성격상 저렴한 보수를 책정해야 투자자가 오래도록 안심하고 투자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그 결과 올해 하반기 상장한 미국S&P500미국채혼합50액티브와 미국나스닥100미국채혼합50액티브는 국내 최초 2세대 채권혼합형 ETF로서 동종 유형 중 가장 큰 순자산총액(AUM)을 기록 중이다. 김 본부장은 “장기투자에서 보수가 수익률에 미치는 영향은 매우 크다”며 “오랜 기간 누적되는 것은 수익뿐 아니라 보수도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이런 방침을 바탕으로 하나자산운용은 ‘연금 어벤저스’ 라인업을 완성했다. 미국S&P500미국채혼합50액티브, 미국나스닥100미국채혼합50액티브를 비롯해 1Q 미국S&P500, 1Q 미국나스닥100 등 4개 상품이 이에 해당한다. 김 본부장은 “후발주자인 만큼 ‘초반 빌드업’이 중요하다고 보고 간절히, 철저히 만든 상품들”이라며 “투자자들이 장기간 연금 투자에 부담을 느끼지 않도록 최저보수를 유지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김승현 하나자산운용 ETF퀀트솔루션본부장이 22일 서울 여의도 하나자산운용 본사에서 본지와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하나자산운용

하나자산운용은 일찍이 순자산 1조 원대를 넘긴 ‘1Q 머니마켓’과 연금 라인업에 더해 브랜드 경쟁력을 강화하는 상품을 잇달아 출시하고 있다. 7월 내놓은 ‘1Q 미국메디컬AI’는 국내 ETF에서는 유일하게 인공지능(AI)과 관련해 미국 헬스케어 기업에 집중 투자한다. 1Q 미국메디컬AI 전날 기준 순자산 553억 원을 기록하며 빠른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다.

반도체, 전력 인프라 등 기존에 널리 알려진 반도체 유관 분야와 다르게 헬스케어에 주목한 이유는 AI가 ‘올드 이코노미(old economy)’와 결합했을 때 가장 큰 폭발력을 지닐 것이라고 예상했기 때문이다. 1Q 미국메디컬AI 편입 종목 중 하나인 로봇수술 기업 인튜이티브서지컬은 최근 시장 예상을 넘는 3분기 실적을 발표한 직후 주가가 급등한 바 있다.

김 본부장은 “AI 기술을 적용하는 비용이 상당하거나 지식의 한계가 명확한 분야일수록 일상생활과 융화되는 순간 그 파급력은 확대된다”며 “이런 측면에서 미국 헬스케어는 신약 개발, AI 연산 등 복잡한 과정을 거쳐야 하지만, 성장 잠재력은 막대하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 샤오미와 샤오미 밸류체인 기업에 투자하는 ‘1Q 샤오미밸류체인액티브’ 역시 색다른 시선으로 접근한 상품 중 하나다. 김 본부장은 “중국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분야는 제조업이며 이는 AI 관련 투자에서도 마찬가지”라며 “국내에는 중국 소프트웨어 종목을 편입한 상품이 많은데 중국 피지컬 AI 정점에 있는 샤오미 성장성에 투자하는 상품도 시장에 필요하다고 봤다”고 부연했다.

하나자산운용이 선보이는 상품들에는 김태우 대표가 강조하는 세 가지 원칙이 녹아 있다. ‘규모의 경제’, ‘범위의 경제’, ‘혁신 상품’ 등이 이에 해당한다. 대중성을 기반으로 순자산 1조 원을 넘기는 ‘메가 ETF’와 다양한 산업군을 아우르는 상품들이 있어야 하며, 이 모든 밑바탕에는 창의성이 전제돼야 한다는 의미다.

하나자산운용은 이런 전략을 뒷받침할 베테랑 인력을 갖추고 있다. ETF퀀트솔루션본부에는 증권사, 자산운용사 등을 거친 10년 미만 주니어와 10년 이상 시니어 인력이 골고루 섞여 있다. 김 본부장도 전략기획본부, 리스크관리본부 등에서 근무하며 주가연계증권(ELS)부터 ETF까지 다채로운 경력을 쌓은 장본인이다.

김 본부장은 “자산운용사의 역할은 어디까지나 고객들의 자산 증가에 도움이 되는 상품을 마련한다는 실용성에 있다”며 “앞으로 채워 나갈 것이 무궁무진한 ‘흰 도화지’로서 투자 원칙과 트렌드를 조화해 고객 수요에 맞는 ETF를 신속히 출시할 것”이라고 했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뉴스
댓글
0 / 300
e스튜디오
많이 본 뉴스
뉴스발전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