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정상회담 계기 AI ㆍ6Gㆍ양자 컴퓨팅 협력강화 서명한다 [경주 APEC]

▲이재명 대통령이 8월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영접나온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만난 뒤 취재진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중국과 기술 경쟁에서 우위를 지속하기 위해 한국과 인공지능(AI) 및 6G 통신ㆍ양자컴퓨팅 분야 협력을 강화한다. 이를 위해 구체적 협정을 추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양국의 무역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진 상태에서 전해진 소식인 만큼 또 하나의 협상 카드로 부상할지 관심이 쏠린다.

28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29일 열리는 이재명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의 한미 정상회담에 맞춰 협정이 체결될 예정이다. 이번 협정은 트럼프 대통령 기술정책 핵심 보좌관 가운데 하나인 마이클 크라치오스 백악관 과학기술정책국장이 주도했다.

협정에는 한국 역시 미국처럼 AI 기술에 대한 수출 통제를 강화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아울러 △생명공학ㆍ제약 공급망 개선 △연구 보안 강화를 통한 양자기술 발전 보호 △우주와 6세대(6G) 통신 기술 파트너십 추진 등이 함께 담길 예정이다.

트럼프는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AI와 양자컴퓨팅 구축 등을 과학 분야 정책 추진의 핵심으로 삼았다. 다분히 해당 분야에 국가적 자원을 쏟아붓는 중국에 대항하기 위한 정책으로 풀이된다. 나아가 AI와 첨단 반도체에 대한 중국의 접근을 제한하는 수출 통제까지 취하는 등 패권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특히 양자컴퓨팅 기술 확대 및 보호를 국가 안보 우선순위에 두는 한편 일부 기업에 대해서는 기술 개발 때 재정 지원까지도 논의 중이다.

협정이 교착 상태에 빠진 한미 무역협상에서 어떤 카드로 작용할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블룸버그는 협정 소식이 전해진 시점을 주목하며 "한국과 기술협력 강화 합의는 양국의 무역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진 가운데 나온 것"이라며 해석의 여지를 남겼다.

크라치오스 백악관 과학정책국장은 블룸버그에 "트럼프 행정부는 한국과 같은 동맹국과의 양자 컴퓨팅 파트너십을 추진하면서 미국의 기술적 리더십을 재정의하고 있다"며 "각 분야 기술 개발을 통해 과학적 발견에 속도를 내고 있어 미국과 파트너 국가가 주도하는 새로운 혁신 시대로 나아갈 더 없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