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삼성SDI, 4개 분기 연속 적자…美 ESS 공략 '승부수'

▲삼성SDI 기흥 본사 (사진제공=삼성SDI)

삼성SDI가 배터리 판매 둔화 여파로 4개 분기 연속 적자를 냈다. 회사는 미국 내 에너지저장장치(ESS) 배터리 생산능력을 확대하고, 전기차 및 인공지능(AI) 산업용 배터리 수요에 적극 대응해 실적 회복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28일 삼성SDI는 올해 3분기 매출 3조518억 원, 영업손실 5913억 원을 각각 기록했다고 밝혔다. 특히 배터리 사업 부진이 뼈아팠다. 배터리 부문은 전기차용 배터리 판매 둔화, ESS용 배터리의 관세 정책 영향으로 6301억 원의 적자를 냈다. 전자재료 부문은 388억 원의 이익을 올렸다.

삼성SDI는 이날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지난해부터 전기차 수요가 지속 감소하는 가운데 소비자 수요가 보급형으로 이동했고, 미국 진출이 상대적으로 늦은 상황에서 합작법인(JV)의 수요도 일부 감소했다"며 "ESS는 미국 중심으로 수요가 성장하고 있지만 관세 영향으로 수익성이 예상보다 좋지 못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회사는 급증하는 미국 ESS 시장 대응을 위해 현지 생산능력 확보를 통해 대응력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이달 스텔란티스와의 미국 합작법인인 스타플러스에너지(SPE)의 생산라인 전환을 통해 삼원계(NCA) 기반 ESS 배터리 양산을 본격화했고, 내년 4분기 가동을 목표로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라인 전환도 추진하고 있다. 라인 전환이 마무리되는 내년 말께는 미국 내 ESS 배터리 생산능력이 연간 30기가와트시(GWh) 수준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삼성SDI 관계자는 "NCA 라인은 기존 파트너십을 바탕으로 미국 주요 고객사로부터 올해와 내년에 대한 물량을 확보했고, 추가 수주 협의도 지속 확대 중"이라며 "LFP 라인은 여러 고객사와 중장기 협력을 논의하고 있어 2027년까지 생산능력의 상당 부분에 대해 물량을 확보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다수 배터리 업체들이 미국 내 전기차 라인을 ESS용으로 전환하면서 공급 과잉 우려가 제기되는 데 대해선 "미국 ESS 시장의 올해 수요 대비 생산능력 비중은 30% 수준에 불과하다"며 "중국 규제가 강화됨에 따라 미국에 진출한 배터리 기업들이 탈중국 공급망(SCM)을 구축하는 데도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공급 부족은 한동안 이어질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도 LFP, 미드니켈 각형 배터리 개발을 통해 보급형 전기차 수요에 대응할 계획이다. 2028년 양산을 목표로 글로벌 고객사들과 수주 논의를 진행하고 있으며, 일부는 연내 확정될 것이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AI 산업향 대응력도 높인다. 휴머노이드 로봇 시장에선 이미 여러 고객사가 삼성SDI의 원형 배터리를 탑재하고 있으며, 다수의 업체와 추가적 협력 논의도 진행 중이다. 로봇 외에도 드론, 확장현실(XR) 등 신규 디바이스 수요에도 적극 대응할 방침이다. AI 데이터센터용 BBU(배터리 백업 유닛)용 배터리 판매 역시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투자 효율화 전략도 밝혔다. 삼성SDI 관계자는 "투자 시점을 조정하고, 신규 라인 투자 대신 기존 라인을 전환해 효율성을 높일 예정"이라며 "자금 조달과 관련해선 추가 유상증자는 전혀 검토하지 않았고, 향후 시기와 규모 등을 고려해 차입뿐만 아니라 보유자산 활용을 검토할 계획"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