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을 수사 중인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수사대상과의 부적절한 술자리 의혹이 불거진 한문혁 부장검사 논란과 관련해 "수사 자체에는 문제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특검팀은 언론 의혹이 확산된 상황에서 수사 지휘와 공소 유지에 부담이 불가피하다고 보고 파견 해제를 결정했다는 입장이다.
민중기 특검팀 박상진 특검보는 27일 서울 종로구 KT 광화문빌딩 웨스트에서 열린 정례 브리핑에서 "한 부장검사가 진행했던 수사에 대해 문제점을 확인했다거나 문제가 있다고 판단한 사실은 전혀 없다"며 "압수수색 등을 통해 확보된 증거와 기록을 보면 (수사 내용은) 객관적으로 확인된다"고 밝혔다.
이어 "언론 의혹이 제기되는 상황에서 수사팀장으로 계속 (수사를) 지휘하거나 공소 유지를 맡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했다"며 "결정은 특검보 회의를 통해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한 부장검사 논란 제보 시점과 인사 조치 사이에 열흘가량 시차가 있었다는 지적도 반박했다. 박 특검보는 "특검팀 지휘부는 관련 보고를 받은 당일 인사 조치 결심을 하고 바로 법무부에 의사를 전달했다"고 강조했다.
한 부장검사에 대한 사전 검증이 부실했다는 비판에도 "사진 존부를 미리 알았다면 고려했을 것"이라며 "수사팀 누구도 인지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본인 역시 수사에 영향이 없다고 판단해 특검 합류를 결정했을 것"이라며 "(특검팀) 합류 이후에도 수사에 여러 역할을 했고 활약을 했다"고 덧붙였다.
사진을 더 일찍 확보할 수 있었다는 일부 보도에 대해서도 박 특검보는 "채해병 특검팀이 해당 휴대전화를 먼저 확인한 뒤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할 수 있게 해주겠다고 했다"며 "이후에도 협조가 이뤄지지 않아 법원에 문서제출명령까지 신청했지만 아직 재판부 결정이 내려지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이어 "해당 사진을 채해병 특검팀이 어떤 경위로 파악했는지는 알 수 없는 일"이라며 "저희는 영장 집행도, 문서제출명령도 모두 불발된 상태였다. '알고도 확보하지 않았다'고 말하긴 객관적으로 어려운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특검팀에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을 맡아온 한 부장검사는 2021년 7월께 김 여사의 계좌 관리인으로 지목된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와 술자리를 가졌던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일었다.
이후 이 전 대표는 같은 해 10월 주가조작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고, 한 부장검사가 1·2심 공판에 모두 참여해 공소 유지를 진행했다. 이 사건으로 이 전 대표는 올해 4월 대법원에서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이 확정됐는데, 한 부장검사는 이를 특검 측에 알리지 않은 것이다.
이에 특검팀은 전날 "수사를 계속하기 어렵다고 판단된 사실관계가 확인됐다"며 한 부장검사의 파견을 해제했다.
한 부장검사도 입장문을 내고 "2021년 7월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에 근무하던 중 의사 지인과의 저녁 약속 자리에서 이 전 대표를 만났다"며 "당시 이 전 대표가 도이치모터스 사건의 피의자가 아니었고, 자신을 구체적으로 소개하지 않아 해당 사건 관련자라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또 "명함이나 연락처도 교환하지 않았고, 이후에 이 전 대표를 개인적으로 만나거나 연락을 주고받은 사실이 없다"며 "제 행동으로 인해 논란을 일으킨 점에 대하여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대검찰청은 감찰에 착수하고 한 부장검사를 수원고검 직무대리로 발령했다.
이날 특검은 이배용 전 국가교육위원장 의혹과 관련해 한지살리기재단 사무실을 압수수색하며 강제수사에 착수했다. 박 특검보는 "이 씨 교육위원장 임명 관련 의혹을 들여다보는 과정에서 재단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했다"며 "확보 자료의 구체적 내용은 수사 중이라 밝히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 전 위원장은 2022년 김 여사 측에게 금 4~5돈(150~200만 원) 상당의 금거북이와 윤석열 전 대통령 당선 축하 카드를 건네는 등 인사를 청탁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특검팀은 그가 국가교육위원장에 임명되는 과정에 김 여사가 개입했다고 의심하고 있다.
특검은 또 웰바이오텍 주가조작 사건과 관련해 구세현 전 웰바이오텍 대표이사에 대해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고 밝혔다. 웰바이오텍은 삼부토건과 함께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에 참여할 것처럼 투자자들을 속여 시세를 조종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